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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명희 소피아 수녀 sophia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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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경축 이동 (루카 9,23-26)

오늘 많은 신자들이 순교의 정신을 함께 기억하기 위해 대축일을 이동하여 지내는 날입니다. 항상 이 날이 되면, 성가 287번을 끝 절까지 불러야 직성이 풀립니다.
287번 이절 가사입니다. “동지사 오가던 길 삼천리 트였건만 /복음의 사도 앞에 닫혀진 조국의 문 /겨레의 잠 깨우려 애타신 그의 넋이/ 이역의 별빛아래 외로이 슬펐어라.” 이역의 별빛아래 외로움은 문화와 환경을 넘어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다른 문화 속에 생활하고 있다는 것은 고독함을 가져다주는 기회라고 봅니다. 신앙인은 가끔은 고독할 필요도 있지요. 고독은 자기 자신과 만나게 해주며 또 하느님과의 친밀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우리 삶에서 고독이 습관화되지 않으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도 친밀하게 지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영적 생활은 고독 안에 자리 잡지 않으면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아서 쉽사리 무너집니다.
아마 김대건신부님도 가족을 떠나 고독한 생활을 많이 해서 자신을 내어주기가 더 쉬었는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이든 이웃이든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확고한 자아의식이 필요한데 신부님은 일찍부터 가족을 떠났고, 언어를 익히기 위한 신학교 시절은 마치 조용한 모태 안에서 자아의 독자적인 영역이 간파되듯 고독을 통해 자기 자신과 친해지는 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복음적 가치로서의 그의 고독은 조선의 공동체 복음화를 위한 열정으로 승화되어 3절의 내용을 이룰 수 있었으리라 봅니다. ‘해지는 만리장성 돌베개 삼아자고 / 숭가리 언저리에 고달픈 몸이어도 /황해의 노도엔들 꺾일 줄 있을 소냐 / 장할 쏜 그 뜻이야 싱싱히 살았어라.’
오늘 복음말씀 구절입니다.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고독함이 가져다주는 십자가, 이 또한 주님을 따르기 위한 양식이 되고 밑거름이 됩니다.
몇 해 전, 미국에서 순교자 대축일 미사에 참석했던 날이었습니다. 언어나 환경에서 오는 어려움이 많던 시기라 김대건신부님뿐만 아니라 103위 성인들에 대한 기도와 열정을 가지고 미사참례를 했습니다. 미사 후에 본당신부님이 잠시 만나자고 해서 기다렸는데 봉투를 하나 건네면서 “오늘은 한국 순교자의 날이니 기뻐하고 즐겁게 지내라”고 했습니다. 너무나 뜻밖의 선물을 받은 저는 ‘우리 순교성인들이 현대를 사는 나에게 이런 은혜를 베풀다니!’ 하며 감격했습니다. 그 미사에 혼자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교회 공동체와의 친밀감이 더욱 크게 형성되고, 순교의 정신을 더 고취시킬 수 있었습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다고만 생각한 이 날이 이렇듯 관계가 깊어진 적은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고독안에서 자신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보다 더 깊고 강한 유대를 체험하고 성인들과의 통공은 결국 인간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하느님의 작품이라는 진리를 겸손하게 인정할 수 있었습니다.
매순간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열정을 고독함 안에서 정화시켜 나간다면 ,우리는 바오로의 말씀을 더 실감하며 살아갈 수 있겠지요.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혹 위험이나 칼입니까? ’(로마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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