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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순원 신부 pkswon@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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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도 중에 어둔 밤 속에 들어가 정화의 과정을 겪는다. 그 밤은 망각의 구름이요, 무지의 구름이기도 하다. 그 밤은
자아포기(케노시스)요, 자기부정의 길이다.
세상의 현란함, 복잡함, 어수선함을 떠나 아기의 맘 - 순수한 믿음을 갖고 그 밤 길을 잘
가는 이들은 늘 주님의 든든한 손길을 느끼며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 그 밤의 광채에 힘입어 일상의 매 순간순간을 새롭게 조망하며 나아간다.
그에겐 모든 것이 감사롭고 경이롭다.
어둔 밤 속에서 많은 비늘, 때, 나병의 부스러기 들이 떨어져 나가고 지금 여기 매 순간을 주님
현존 안에 있기에 그는 더욱 맑고 밝은 눈으로 세상을 맞이하고 기쁘게 일한다. 매일의 24시간 - 어둠과 빛, 숨과 바람, 물과 불, 사건과
사람, 봄과 가을, 추위와 더위 그 모든 것이 감사롭고 경이롭다.
주님, 십자가와 죽음에까지도 감사와 경이를 안고 나아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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