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낫게 해 주기를 소원하는 나병 환자가 다름아닌 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손을 내밀어 내 몸을 쓰다듬어 주시는
예수님을 느낀다. 바로 미사 때마다, 영성체 때마다, "나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 하소서 내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라고 말할
때이다.
마음으로 병든 자는 비록 육신은 성할지 몰라도 나병보다 더 흉한 몰골을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참자아로
살지 못하고 거짓자아에 묻혀 있는 모습. 형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름대로 판단하는 모습, 아집과 교만 때문에 늘 부자유한 행동.
어찌보면 나병보다 더 심한 장애와 병고에 시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자신을 보고 나도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나를 보시고 가까이 오셔서 깨끗하게 고쳐주겠다고 하신다. 나를 손수 빚어 만드신 하느님은 나를 끔직히도 사랑하시기에 어떤 질병도 고쳐 주실 수가
있다. 하느님만이 나를 온전히 고쳐 주실 수 있음을 나는 안다.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은 항상 겸손하라는 말씀 뿐이다. 나병
환자가 무릎을 꿇듯이 나도 참으로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무릎을 꿇을 때 ,진정 나의 병을 고칠 수 있다. "너는 정말로 깨끗해지고
싶으냐?" " 예, 주님, 저야말로 더럽고 추한 죄인입니다 . 저를 깨끗하게 해 주십시오. 한 말씀만 하시면 제 영혼이 났겠습니다.' "그래
내가 당장 고쳐주마"" 감사합니다, 주님!"
내 깊은 상처에, 내 어두운 곳에, 악습으로 가득한 내 마음에 당신의 손을 갖다 대어 주시어
나의 온몸 구석구석을 깨끗이 씻어 주실 줄을 믿습니다. 주님은 언제라도 나를 속박하고 있는 고질병인 나의 나병에서 깨끗함을 주시는 분입니다.
'주님께 드리는 나의 기도'를 바치겠습니다.
아버지, 나를 위해 마련하신 가장 좋은 선물을 내게 주소서. 내가 건강이
필요할 때 예수님을 주소서. 그분은 병자를 낫게 하시니.
내가 슬퍼할 때 예수님을 주소서. 그분은 기쁨이시니.
내가 약할 때
예수님을 주소서, 그분은 힘이시니.
내가 번민할 때 예수님을 주소서. 그분은 위안이시니.
내가 초조할 때 예수님을 주소서. 그분은
평화이시니.
내가 외로울 때 예수님을 주소서. 그분은 친구이시니.
내가 억눌려 있을 때 예수님을 주소서. 그분은 자유이시니.
내가 실망하여 있을 때 예수님을 주소서. 그분은 빛이시니.
내가 텅 비어 있을 때 예수님을 주소서. 그분은 충만함이시니.
내가 용서가 필요할 때 예수님을 주소서. 그분은 사랑이시니.
내가 돈이 팔요할 때 예수님을 주소서. 그분은 보고이시니.
내
모든 어려운 문제들에 있어서 아버지시여 오직 한마디 말씀으로 대답하소서.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여지라는 당신의 말씀, 예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