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4.09.12 22:44

성 십자가 현양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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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정철 세례자 요한 신부 <kenosis1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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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독서: 민수기 21,4ㄴ-9 //  2독서: 필리피 2,6-11 복음: 요한 3,13-17>

우리가 기념하는 ‘성 십자가 현양축일’은 ‘주님 거룩한 변모 축일’을 지낸 뒤 40(완전성을 상징)일 만에 지내게 됩니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이 수난을 앞두고 제자들 앞에서 당신의 신적 영광을 미리 보여주신 것이라면, ‘십자가’ 사건은 그분의 신적 영광이 충만한 형태로 드러난 사건입니다. 이 축일을 맞으면서 저는 향심 기도 가족 여러분에게 십자가를 바라보도록 초대합니다.


바라봄 

“구리 뱀을 쳐다보면 살아났다.”(민수 21,9)

그냥 쳐다만 보는 것,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바라보는 것, 관상하는 것, 이 일이 우리를 구원합니다. 아름다움은 눈에 어떤 문제만 없다면 내가 애쓰지 않아도 내 안으로 흘러 들어옵니다. 구원은 우리의 의지를 동원한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구원의 빛, 영광의 빛을 받아들임, 수용함으로써 구원이 이루어집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시각을 들어올려 다만 구리뱀을 쳐다만 보라고 말씀하십니다.


구리뱀은 십자가의 예표입니다. 우리에게 참으로 필요한 것은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필립 2,8)하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정면으로 쳐다보고 바라보는 일입니다. 요한 복음사가는 십자가를 영광이라고 말합니다. 십자가에서 찬란히 빛나는 그 영광과 아름다움을 바라볼 일입니다. 무한한 사랑의 빛, 우리 눈에 비쳐 오는 십자가의 빛을 바라만 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십자가에 “외아들을 내주시어”(요한 3,16) 우리 눈앞에 세워 놓으셨습니다. 우리가 첫 번째로 할 수 있는 최대의 경배와 감사 행위는 믿음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순수한 믿음으로 바라봄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3,15)

그러나 바라봄은 대상화시켜 외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닙니다. 바라봄으로써 그분과 관계 속으로 들어갑니다. 대상화시키는 외적인 바라봄은 관계를 성장시키지 못합니다.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내적인 바라봄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요한 3,16) ‘하느님의 현존과 활동’에 우리의 마음을 열고 ‘동의’한다는 지향을 나타냅니다. 순수한 믿음을 통하여 바라봄이 우리 지향의 상징이 됩니다. 순수한 믿음의 눈은 내적인 바라봄을 점점 더 내면화시켜 결국 보이는 것을 넘어선 궁극적 신비를 관상하고 궁극적 신비와 일치에로 인도합니다.


믿음의 지향이 근본적인 것입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에 따르면 순수한 믿음이 하느님께로 가는 가장 확실하고 가장 곧은 길입니다. “관상 기도의 핵심은 무엇인가? 순수한 믿음의 길이다. 그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마음을 열고 가슴을 열고, 제10장 “향심 기도가 아닌 것” 참조)


좋은 예가 있습니다. 아르스의 비안네 신부님은 신자들에게 농부 샤팡의 모범을 소개하곤 했습니다. 샤팡은 밭으로 가기 전후에 성당에 들려 성체조배를 하였습니다. 하루는 비안네 신부님이 그에게 감실 앞에서 어떻게 기도하는지 물었습니다. 그 농부의 대답은 지극히 단순했습니다. "아무 말씀도 안 드려요. 저는 그분을 보고 그분도 저를 보고 계십니다."


바라봄의 절정

"바라봄의 절정은 우리를 바라보던 그분을 우리가 비로소 바라보는 것이다."(한스 우르스 폰 발타살)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무한한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시는 십자가의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관상하는 것은 하느님의 영광, 그분 사랑의 절정에 동의하고 참여하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 아주 진지한, '끝까지 이르는 사랑'(요한 13,1)의 행위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십자가는 영광의 장소, 사랑의 하느님과 만나서 하나가 되는 장소다.”(나자렛 예수, 교황 베네딕토 16세, 김영사, 110.) “십자가는 진정한 '꼭대기'다. 십자가는 '끝까지 사랑'한(13,1) 자의 절정이다.”(상동, 428.)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장소’인 십자가를 바라보는 것, ‘끝까지 사랑’한 분의 눈길을 바라보는 것, 그 절정을 바라보는 것, 이것이 바라봄의 절정입니다. 그런 점에서 마리아께서 십자가 밑에서 당신의 아들을 바라본 그 눈길이야말로 바라봄의 절정이 아닐까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눈길을 회복하고 이 눈길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이 바라봄 속에서 우리의 죄는 용서받고 우리의 상처는 치유되고 우리의 무의식적 동기는 정화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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