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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청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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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복음 묵상은 십자가의 성요한의 가르침에 힘입어, 간단히 묵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가르쳐 주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오니,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오늘의 복음)
오늘 복음에는 주님의 기도 내용이 나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주님의 기도는 루가 복음 111~4절의 내용이며, 상응하는 내용이 마태오 복음 69~13절에 나옵니다. 마태오 복음에 나오는 주님의 기도 이전에 바로 골방의 기도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데 "과연 골방의 기도와 주님의 기도는 서로 무관한 것인가?"하고 의문이 듭니다. 깊이 생각해보면 골방의 기도와 주님의 기도는 서로 무관하지 않을 듯 합니다. 골방의 기도를 잘 하면 주님의 기도의 내용이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올 것이며, 주님의 기도에 깊이 몰입하면 결국 골방의 기도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도 완덕의 길에서 주님의 기도로 관상에까지 나아갈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십자가의 성 요한이 주님의 기도와 골방의 기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단순함의 기도, 비밀의 기도> (깔멜의 산길 제344장에서)
기도와 신심행위에 관한 여타의 예절에 있어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전례와 기도 양식 말고는 딴 데에 마음을 두지 말아야 한다. 당신의 제자들이 기도를 가르쳐 주시라 하였을 때, 그리스도는 영원하신 아버지의 성질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아버지께 잘 들어주신다는 것을 분명 일러주셨다. 당신은 다만 주님의 기도의 일곱가지 청원을 가르쳐 주셨는데, 그 안에는 우리 영육에 필요한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다른 여러 가지 말이나 예절을 말씀하지 않으신 것이다. 오히려 다른 대목에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잘 아시므로, 기도할 때에 말을 많이 하지 말라고 하셨다(마태 6,7-8).
당신이 거듭 강조하신 것은 기도에 꾸준하라 하심이었는데, 이는 주님의 기도를 끈기있게 바치라 하심이고, 또 다른 데서는, 항상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라(루복 18,1) 하시었다. 그러나 다양스런 기도를 가르치시지 않고 다만 이 기도(주님의 기도)를 열성으로 자주 바치라 하셨으니, 이미 말한대로 하느님의 뜻과 우리의 필요 일체가 이에 포함된 까닭이다. 그리스도께서 영원하신 아버지께 세 번 기도를 드리실 적에 주님의 기도의 같은 말로 세 번 기도하셨으니, 복음사가들의 표현대로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될 수 있는 일이오니,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당신 뜻대로 하소서"(마태 26, 39).
그리고 당신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기도의 예절이란 둘 중의 하나이다. 즉 기도드리는 곳이 골방 으슥한 자리라야 되는 것으로 거기같으면 알 사람도 없고 시끄러운 소리도 없이 오롯하고 맑은 마음으로 기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말씀하시기를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 문을 잠그고 기도하라"(마태 6,6)하시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하셨듯이, 외딴 벌판이나, 밤이라도 가장 고요하고 좋은 때라야 할 것이다.
아무튼 시와 날을 따로 정할 것이 아니고 어느 날이 신심에 더 좋다 할 것도 아니며, 까다로운 말이나 기도문을 쓸 것도 아니며, 다만 교회가 쓰는 말, 쓰는 법을 좋아해야 하지, 결국 모든 것이 위에서 말한 주님의 기도에 귀결되는 까닭이다.
그렇다 해서 나는 어떤 사람들이 이따금 날짜를 두어, 재를 지키거나 그러한 등속의 신심 행위를 하는 일을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도리어 이를 환영한다. 나쁘다는 것은 같은 일을 하면서도 그들이 일정한 형식과 예절에 얽매어 있는 그 정신 자세이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중 한 사람에게 어떤 친구가 있다고 하자. 한밤중에 그 친구를 찾아가서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내 친구 하나가 먼 길을 가다가 우리 집에 들렀는데 내어 놓을 것이 있어야지.'하고 사정을 한다면 그 친구는 안에서 '귀찮게 굴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도 나도 다 잠자리에 들었으니 일어나서 줄 수가 없네.'하고 거절할 것이다. 잘 들어라. 이렇게 우정만으로는 일어나서 빵을 내어 주지 않겠지만 귀찮게 졸라 대면 마침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청을 들어주지 않겠느냐? 그러므로 나는 말한다.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오늘의 복음).


향심기도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행하는 기도입니다. 복음의 관상적 차원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다음은 향주삼덕과 세 개의 빵에 대한 십자가 성 요한의 가르침입니다.
깔멜의 산길 제26장에서 향주삼덕은 우리의 정신 능력 안에다 비움을 작용한다. 신덕은 이성에 있어 아는 것을 비우고 어둡게 하고, 망덕은 기억에 있어 그 가진 모든 것을 비우게 하고, 애덕은 의지에 있어 하느님 아닌 모든 것에 대한 정과 낙을 비우고 벗어던지게 한다. 이과 같이 이 세 가지 덕은 영혼을 모든 것에서 비우고 깜깜하게 만든다.
여기서 우리는 성 루까 11장에(5) 말씀하신 주님의 비유를 생각해야겠다. 어느 벗이 밤중에 빵 세개를 얻으러 제 친구를 찾아갔다는 것인데, 세개의 빵이란 이 세가지 덕을 상징하는 것이다. 밤중에 얻고자했다 함은, 영혼의 세가지 능력이 일체에 대하여 깜깜한 다음에, 향주 삼덕을 얻어야 하고, 이 덕을 가진 영혼은 밤중에 자기 완성을 해야 된다는 뜻이다. 이사야 제 6장에는(2) 두 세라핌이 나오는데, 이 선지자가 보니, 하느님 곁에 있는 그들은 각기 날개가 여섯씩이고, 그 두 날개로는 제 발들을 덮고 있더라 하였다.
이는 하느님을 위하는 마음에서 일체에 대한 의지의 애착을 눈멀게 하고 끊어 버림을 상징한다. 그리고 두 날개로 제 얼굴을 가리더라 함은, 하느님 앞에 이성은 깜깜해진다는 뜻이고, 다른 두 날개로 날더라 함은,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하느님 외에 소유할 수 있는 모든 것 위에 솟아, 아직 소유하지 못한 것에로 희망의 날개를 편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영혼의 세가지 능력을 이 향주 삼덕에로 이끌어야 한다. 즉 덕 하나에 능력 하나를 맞추어 나가면서, 세가지 덕이 아닌 모든 것을 능력에서 비우고, 일체 앞에 능력을 깜깜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오늘의 복음).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 즉 우리가 알고 있고 우리가 바라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어떤 것이 아닌 하느님 당신 자신을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즉 성령을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영성생활이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며, 복음의 관상적 차원을 살아가는 삶일 것입니다. 그것이 주님의 기도가 실현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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