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조회 수 4373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작성자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일어나 비추어라. 너희 빛이 왔다. 야훼 영광이 너를 비춘다.”(이사야 60, 1).
그리스도로 오신 예수님의 탄생에 그분의 탄생을 이방민족들 모두에게 드러내 보이셨다는 주님공현대축일입니다. 오늘 대축일은 온 인류 만민의 구세주이심을 알리는 베들레헴의 그 별빛이 갖가지 어두움 속에서 염원하는 모든 이를 위한 구원의 빛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날입니다. 동방의 세 현인들에게 별이 나타난 그날이, 온 세상의 구세주로 공적(公的)으로 드러나신 그날이, 동방 교회에서 지내는 대로 진정한 구세주 탄생 대축일인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종말론적 메시아로서의 예수에 대한 우리 교회의 신앙을 복음사가들이 기록하여 선포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동방의 세 왕뿐만 아니라 러시아 땅의 한 작은 왕의 넷째 왕의 전설이 있었습니다. 넷째 왕은 언젠가 하늘에 나타난 온 세상을 다스릴 왕 중 왕의 전설적 별을 보고 자기 애마 와니카와 함께 아마포 몇 필과 사금(砂金) 주머니와 꽃 꿀 단지 예물을 갖고 먼 길을 떠났습니다.
넷째 왕은 머나먼 지구촌 곳곳에서 박해받는 이들과 억압받는 이들을 다시 일으켜 주고, 갇힌 이들을 돌보아 주고, 병든 이들을 고쳐주고, 의로운 이들에게 보답을 줄 수 있는 분이 없어 그 어둡고 춥고 배고픈 여행을 계속하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 이 세상 사람들이 마치 죽음의 어두운 그늘에 누워 있는, 목자 없이 흩어진 슬픈 양떼들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 희망의 별빛을 따라 가고 있던 작은 왕은 동방의 세 왕들과는 상대가 되지 않아서 그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마구간(馬廐間)에서 자기도 하였습니다. 그때 마구간(馬廐間)에 만삭이 된 가난한 여자가 들어 어린 아이를 해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사금을 팔아 그 산모에게 먹고 마실 것을 해결해 주고, 산후 뒷바라지를 위해 사금을 넉넉하게 주었으며, 아마포로 갓난아기를 덮어 주었습니다. “네 어미가 이 세상에 태어난 너에게 얇은 살갗 밖에 준 것이 없으니, 내가 너를 어찌 그냥 둘 수 있겠니.” 하면서 사랑의 실천으로 그 모자에게 진정 마음의 왕이 되어 주었던 것입니다.
그는 동방의 세 왕들이 떠난 곳으로 따라가려 했으나 너무 멀리 떠난 뒤였으며 잘못하여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농노 두 사람이 자기 주인에게 맞아 거의 죽게 된 것을 사금을 주고 그들을 해방 시켜주기도 했습니다. 왕은 가난하고 억눌린 이들에게 구세주였으나, 자기 자신은 진정한 구세주 메시아 왕을 언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얼마를 계속 가다가 이번에는 나환자를 만나 마지막 남은 아마포로 그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습니다. 이제 사금도 다 써버렸습니다. 그 작은 왕은 그렇게 1년가량 긴 여행 끝에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꽃 꿀단지 하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어느 날 야생 벌떼들의 습격으로 다 잃고, 애마 마저 죽게 되었습니다. 작은 왕은 이제 홀로 남아 고통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래도 한때는 왕이었고, 한 여자 거지의 마음에 왕이 되었었지, 그런 걸 마음의 왕이니 진리니 양심이니 아면서 자위하였으니, 내 꼴이 도대체 이게 뭐람!”
그러던 어느 날 해변 가에서, 어느 젊은 과부의 외아들이 죽은 자기 아버지 대신 갈대선의 노 젓는 노예로 끌려가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작은 왕은 이제 가진 것이라고는 몸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그 외아들 대신 노예로 끌려가서 10여 년 동안 노 젓는 수난의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병이 들어 다시 그 노예선(奴隸船)을 탔던 그 해변 가로 내던져졌습니다.
그 후 그 작은 왕은 별빛을 따라가다가 어느 늙은 여자 거지를 만납니다. 그리고 우리는 가진 것 없는 거지지만 우리 자신들이 가진 것, 예컨대 사랑 하나 밖에 없는 이 한정된 인간 생명을 조금씩 나눠 줄 수 있다면, 밀알 하나가 수백 배 생명으로 되돌려 받듯이 우리 한정된 사랑도 영원한 하느님 사랑과 생명으로 되돌려 받는다는 내용의 말을 주고받게 됩니다. “내가 해산해서 우리 모자가 사경을 헤맬 때 우리를 구해 준 생명의 은인을 생각하면서 거의 수십 년 동안 그분이 따라가신 그 별빛을 따라 여기까지 온 것이지요.” 하고 그 노파는 말했습니다.
“그렇다. 나는 비록 내 나라나 영토나 백성을 다스리지는 않았지만, 나의 사랑의 실천으로서 저 노파에게는 내가 진정 왕이었구나. 저 하늘 창공의 별빛과도 같이 바로 여기 지금 우리 인간들을 영원한 사랑과 생명으로 인도하는 것으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또 하나의 빛이 되어 비추어 인도하는구나.”
어느 날 어린 왕은 예루살렘 성 안으로 군중들과 함께 휩쓸려가고 있었는데 큰길가에서는 그야말로 목불인견 인간들의 악한 행동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함께 지나가던 노파가 말했습니다. “사마리아, 갈릴래아 길을 지나다가 얘기를 못 들었소? 유다 백성이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구세주 메시아 왕을 만났으나, 병든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사람도 살려 주고 묶인 이를 해방시켜 주고 소경을 보게 하고 절름발이를 걷게 하신 그 메시아를 지금 저렇게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라고 아우성치는 중이라오!”
“그분의 나이는요?”작은 왕이 다급하게 묻자 그 노파는, “서른 살 정도이지요.”그 작은 왕은 그제야 정신이 번뜩 나서, “그건 바로 당신이 마구간에서 애기를 낳고 내가 아마포 강보에 싸 주고 사금을 주던 때가 아니오?”하고 말했습니다. 그 노파는 작은 왕을 자세히 바라보았으며 이제야 알아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작은 왕은 그녀를 떠나 얼른 인파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인류가 그토록 오래 기다려온 예언자 구세주를 반대의 표적으로 삼다니! 그의 발길은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처럼 실의에 젖은 무거운 발길이었습니다. 자기 스스로 이스라엘의 왕이라는 팻말이 붙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구세주 메시아 왕을 바라다보면서, 작은 왕은 그가 삼십 년 전 마구간에서 태어난 그 아기같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분은 여기 있는 가장 보잘 것 없는 이에게 베푼 것이 곧 내게 베푼 것이라고 가르치시고 언행이 일치되게 사셨다. 자기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 주시어 모든 시대, 온 인류를 사랑으로 다스리시는 왕 중의 왕이시다.”
순간, 그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감에 충만해져서 “저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주님께 갖다 드리려고 했던 것들을 죄다 없애 버리고 모두 쓸데없이 낭비했습니다. 주여 용서하소서!” 하고 말했습니다. 그때에 불현듯이 여자 거지의 마음이 생각났습니다. 그 마음은 여인이 그에게 왕국으로 선사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자기가 받아본 유일한 선물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나직하게 이런 사랑의 속삭임을 중얼거렸습니다.
“주님, 저의 마음을, 그리고 저 여인의 마음을 받아 주시겠습니까?”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야기는 에자르트 샤퍼가 지은 <넷째 왕의 전설>의 간추린 줄거리였습니다.
오늘 복음 장면에서 동방 박사들이 본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사람보다는 동물에게 더 어울리는, 여행 중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눕고 싶지 않을, 어둡고 초라한 구유였습니다. 만약 동방 박사들이 이 세상의 임금을 찾아 발견하게 된 것이라면 기뻐하기 보다는 당황했을 것입니다. 그들은 그 먼 길을 헛걸음한 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방 박사들은 하늘의 임금님을 찾은 것이기 때문에, 이기 예수님에게서 어떤 국왕의 풍모도 찾아보지 못했지만 별의 증거에 만족하며 기뻐하게 된 것입니다. 동방박사들의 눈에는 아기 예수님이 존경할만한 분으로 보였습니다. 그들 마음의 영혼이 아기 예수님을 놀랍게 보이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이 세상의 임금으로 찾았다면, 그들은 마치 사람들이 한 임금을 저버리고 다른 임금에게 충성하는 경우에는 흔히 보듯이 아기 예수님 곁에 머물렀을 것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동방 박사들은 아기 예수님께 경배 드리고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그들의 영혼을 지배하시는 정의로우신 하늘의 임금님으로 모시고, 그들 고향의 임금은 그들의 육체를 지배하는 자로 삼았을 것입니다.
황금과 유향(乳香)과 몰약(沒藥)과 연관하여 이해해야 할 부분이 더 있습니다. 솔로몬은 “지혜로운 이의 거처에는 값진 보화와 기름이 있지만”(잠언 21, 20) 이라고 말하며 황금이 하느님 나라 사는 지혜를 상징한다고 증언한 바가 있습니다. 시편 저자는 “저의 기도 당신 면전의 분향으로 여기시고”(시편 141 [140], 2)라고 말함으로써 기도가 하느님께 바치는 유향이라고 증언하였습니다. “내 손에서는 몰약이 뚝뚝 듣고”(아가 5, 5)라는 말에서 몰약은 거룩한 교회에서 하느님을 위하여 죽기까지 힘쓰는 교회의 일꾼으로 여겨지는, 우리 육체의 금욕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새로 태어나신 임금님 앞에서 높은 데서 오는 빛나는 지혜로 우리의 얼굴이 환해지면, 우리 역시 그분께 황금을 드리게 되는 것입니다. 천상을 향한 열망으로 하느님께 향기를 바치고자 우리 마음의 생각들을 거룩한 기도로써 마음의 제단 위에 밝히게 되면 그분께 유향도 바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절제를 통해서 우리 육체의 악을 극복하게 되면 우리는 그분께 몰약을 바치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대로 몰약은 시체가 썩지 않게 해 주는 것입니다. 예언자가 말한 대로 시체가 썩는 것은 우리의 육체가 방탕아라는 부패의 노예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짐승 떼는 부패하여 거름이 되었다”(요엘 1, 17 참조). 이는 육체에 집착하는 인간이 부패의 악취 속에서 자신의 생을 마감한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이 지상의 육체가 타락으로 부패하지 않도록 지켜 주는 금욕이라는 향료를 사용하면 우리는 몰약을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 됩니다.
새해에 소망으로 다이어트 체중감소와 건강한 몸매를 소망으로 작심한 분들이 많다는데, 이것은 금욕이라는 몰약을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생활 차원으로 되지 않으면 작심삼일이라는 것입니다. 즉 삼왕의 건강한 마음과 지혜의 황금과 기도생활 차원의 말의 유향과 우리의 의지 금욕의 몰약을 우리 자신도 아기 주님께 바쳐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전설의 넷째 왕의 일생이 우리 자신들의 일생이 되게 하여 우리들 자신들이 바로 넷째 왕이 되어야만 합니다. 최후 심판 장면이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한 사람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이다. 너희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고 지적하신 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금년 한 해에는 넷째 왕같이 나 자신이 나의 이웃들에게 마음의 왕으로서 주님의 공현을 이루어내서 구세주 왕이 될 때 저 갓난아기 주님께 나의 의지와 마음과 이성과 감성 몸을 모두 봉헌하는 합당한 예물을 바쳐야겠습니다.
오늘 복음 장면에 동방박사들은 이제까지 자기 자신들이 살아온 삶의 방식 즉 하느님께서 구세주 왕이 전지전능을 행사하여 주시기를 바라기만 하고, 무기력하고, 유치하고, 받기만 하는 미성숙한 신앙생활이 아닌 주님의 지시대로 다른 길, 즉 말구유 위에 누워계셔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하느님을 내 자신이 주님의 공현으로 뫼시고 살아서 하늘에 계신 하느님 아버지 같이 우리 자신도 완성되는 나 자신의 공현을 기다리며 신음하여야 하는 완덕으로 나아가는 길 말입니다.
우리는 지난 해 말에 권력과 금력 제 4부의 권력이란 언론에 의해서 만들어진 별빛 거짓과 조작 날조의 스타 가짜별에 온 국민 아니 전 세계가 한 때 혜성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스타 과학 진리로 위장된 별빛 스타에 헷갈린 민족이 되었었습니다. 금년 한해는 모든 것이 저 갓난아기의 원점 근본으로부터 진리 자체인 동방박사들을 인도하던 빛이 있는 데로 나아가 우리가 한 모든 일이 하느님을 위해서나 인간을 위해서 했다는 것과 옳았다는 이 한해를 시작하면서 봉헌하십시다.

우리는 동방에서 주님의 별을 보고 그분의 별을 경배하러 왔노라.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작성자
1117 성탄, 공현 신비 2013.03.14 4892 한국관상지원단
1116 성령 강림 대축일 file 2013.05.17 4862 토머스 키팅 신부 / 이청준 옮김
1115 연중 제 18주일 - 청원기도 생활 2013.03.14 4769 안 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co.kr
1114 국제 관상지원단 사명 선언문(1항~ 4항까지) 2013.03.14 4710 한국관상지원단 koreacontout@gmail.com
1113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축일) 2013.05.27 4701 국제관상지원단 / 이청준 옮김
1112 주님 수난 성지 주일 2013.03.23 4649 성공회 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1111 사순 제5주일 2013.03.16 4556 성공회 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1110 하느님의 자비주일 묵상-오! 헤아릴길 없는 주님 사랑 2013.03.14 4544 윤행도 신부 munyman61@hanmail.net
1109 부활 제5주일(이민의 날) 2013.04.30 4543 예수랑 교회 전주희 목사 truth <rising223@hanmail.net>
1108 사순 제5주일-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2013.03.14 4446 서인석 신부
1107 주의 공현 대축일 2013.03.14 4398 안충석 루까 신부
1106 부활 제3주일 2013.04.15 4389 예수랑 교회 전주희 목사 truth <rising223@hanmail.net>
1105 < 갈6:14-18 > 자랑할 것 없는 쉼과 가벼움 2013.03.14 4386 전주희 목사 rising223@hanmail.net
» 주님공현대축일 묵상 - 넷째 왕의 전설 2013.03.14 4373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1103 연중 제12주일 2013.06.22 4371 오방식 목사 bsotm@hanmail.net
1102 성소주일 묵상 - 성소의 의미 2013.03.14 4317 윤행도 신부 munyman61@hanmail.net
1101 그리스도 왕 대축일(요한 18,33ㄴ-37) 2013.03.15 4286 윤행도 가롤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1100 연중 8주일-성령을 나타내는 표상, 새 포도주 2013.03.14 4285 토머스 키팅
1099 향심 기도는 삼위일체의 신비에 동참하는 기도이다 2013.03.14 4252 이준용신부 andyjesu@hanmail.net
1098 대림 4주일 묵상 -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 2013.03.14 4246 오창열 신부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6 Next ›
/ 5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