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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호자 마지아 수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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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분별이 부족한 사람을 두고 흔히 ‘싱겁다’는 표현을 쓴다. 아마도 아주 중요한 요소, 즉 소금이 빠져있다는 뜻이리라. 소금은 우리 생활에 참으로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것이지만 공기나 물, 햇빛처럼 그 값어치를 모르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소금은 쉽사리 얻을 수 있고, 가장 값싸고, 대단치 않은 것이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불가결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유대인들에게는 소금이 없으면 세상에 살아남을 수없을 만큼 소중한 것이었고, 사람 뿐 아니라 양들도 소금을 먹어야 기운을 차렸다고 한다. 척박한 사막지대에서 소금은 그들의 생명과도 같았던 것이다.
또 소금은 악귀를 쫓거나 부정한 것을 깨끗이하는 데 사용되고, 소금을 뿌려 놓으면 썩지 않으므로 방부제로 쓰이기도 한다. 한편 야채에 뿌리면 즉시 숨이 죽는다. 사람도 목이 뻣뻣하고 모가 날 때 소금을 쳐야 한다. 소금 앞에서는 부들부들해질 수밖에 없다. 소금은 사람을 겸손하게 한다. 온유하고 부드럽게 한다. “너희 속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화목하시오.”(마르 9,50)라는 말씀 또한 겸손과 온유함, 썩지 않는 신선함을 지니고 살아가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보면 될 것이다.
소금의 본성은 곧 그리스도인의 본분과도 같다. 소금은 짜야 하고 물에는 녹아야 하며 변하지 않아야 한다. 소금이 만일 짜지 않고 녹지 않으며 자주 변한다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 것인가? 가장 화목하고 사랑이 넘쳐야 할 교회 안에 불목과 불화가 빚어지는 이유는 ‘소금’이어야 할 그리스도인이 제 역할을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세속적 식견과 불의, 허례허식을 막는 참 그리스도인이 줄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오염된 소금이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날마다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사는 우리는 적어도 귀한 소금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작은 상처를 받거나 자신의 뜻에 맞지 않으면 서슴지 않고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그 몇 푼 안 되는 기분, 작은 위기를 넘기고 나면 금방 변하는 마음 때문에 천국의 열쇠도 버리고 만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상황이 바뀌면 잠시 후에 후회할 그 하찮은 기분에 소금을 어서 쳐야 한다.
일찌기 간디는 이렇게 갈파했다. “나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는 믿는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믿지 않는다. 이 세상에는 단 한 분의 진정한 크리스챤이 있었다. 그런데 그분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 라고...........
나는 과연 참 맛이 나는 소금인가, 맛 잃은 소금인가? 식탁 위의 소금인가, 밖에 버려져 밟히는 소금인가? peace maker 인가, trouble maker 인가? 하느님을 진실로 사랑한다면 싱거운 신앙인이기보다 맛나는 신앙인이 되도록 있는 힘을 다하여 “ 빛과 소금”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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