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조회 수 30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작성자 안충석 신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제가 피정 다녀오고, 순교자 성월을 맞은 지난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늘 복음성서 말씀은 예수께서 귀먹은 반벙어리를 기적적으로 치유해 주시는 장면입니다. 장차 그가 이방인들에게 예언자로서 이사야 35, 5"메시아가 오시면 나타날 징조로 소경이 눈뜨고 귀머거리도 귀가 열리리라." 하신 말씀을 이루시는 장면인 것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저의 동창신부님 한 분이 미국 Los Angeles 교포 사목을 처음 하시던 때 일입니다. 2년째 미국에서 영어 회화를 못하시니까, 귀먹은 반벙어리가 따로 없었다는 것입니다. 영어를 알아들을 수 없으니 귀먹은 것과 다를 것이 없고 짧은 단어 몇 마디로 말하니 반벙어리 신세가 영락없었답니다. 그러다 보니까 속에서는 응어리 뭉치가 엉켜 있는 것 같고 꽉 막혀 답답하기 그지없었답니다. 그러던 중, 그 당시 한창 유행으로 미 대륙까지 건너 온 성령기도회 운동에서 실컷 방언을 큰소리로 하다보니 그 응어리지고 답답한 것이 좀 사라지더랍니다. 성령세미나 성령기도회를 열심히 하신 그 신부님께서 마치 성령강림 사건 때 열두 사도들이 각기 서로 못 알아들을 외국어로 말하였는데도 저마다 알아들을 수 있는 마치 동시 통역 같은 놀라운 통공과 일치를 체험하셨다고 저에게 당신의 신앙체험을 들려 주셨습니다. 아오스딩 성인께서 "오늘날 예수께서 비록 육체적으로 귀머거리를 듣게 하시고 벙어리도 말하게 하는 기적을 행하시지 않을지라도, 주님의 말씀을 들을 귀를 열어주시고 당신의 말씀을 전하는 말을 할 수 있도록 영적인 치유기적이 우리신앙생활 중에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에스네스토 카르디날에게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일은 치유를 가져오는 일'이었습니다. 기실, 우리 자신들의 신앙생활이 영적으로 귀먹은 반벙어리가 아닙니까? 복음성서에서 "들을 귀가 있는 자는 알아들으라"는 지적 말씀대로 우리 자신들은 성서말씀들을 얼마나 제대로 알아듣고 있단 말입니까? 우리들의 기도생활이 현실에서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우리들의 신앙생활인데, 우리들의 기도생활은 반벙어리 장애인같이 제대로 못 알아들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 말씀에 응답하는 말이나 복음을 전하는 데도 끙끙거리지도 못하지 않습니까? 왜 어째서 그 지경이 되었단 말입니까?


지난 주간에 제가 다녀온 피정은 관상기도로 나아가는 향심기도 후속 집중 피정였는데, 주로 영적장애인 거짓자아와 죄악들에서 하느님의 치유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기도의 정의를 흔히 '하느님과의 대화'라고들 말하지만 영적인 귀먹은 반벙어리의 장애로는 대화가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영적으로 귀먹은 반벙어리 장애란 죄악이나 거짓자아때문에 하느님의 사랑하시는 말씀을 못듣고 그 하느님의 사랑의 응답인 우리들의 사랑의 고백을 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들의 기도생활이란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그 받은 사랑으로 하느님과 이웃 인간을 사랑하는 것, 즉 사랑을 주고받는 우리들의 사랑의 생활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들의 기도 생활의 최종 목적지는 관상 기도생활로 '사랑하는 하느님과 일치하여 하느님 사랑 안에 쉬기까지는 우리는 착잡(錯雜)하나이다.' 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신앙인들은 마치 사막을 횡단하는 사람들이 중간에 오아시스를 만나면 그곳에 머물고 그 생활에 만족하여, 기도생활의 최종 목적지인 관상기도생활까지 가지 않으려고 하는 것과 같아서 기도생활을 소홀히 하고, 쉬거나 냉담하여 반벙어리 장애를 갖고 '신앙생활 합네'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향심기도는 영적독서한 '거룩한 단어' 한마디로 상징하는 하느님의 사랑하시는 말씀을 듣고, 우리 인간 존재 중심에 현존하시는 하느님께로 향하여 우리 내면에 들어가,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도 모르는 우리를 대신해서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깊이 탄식하시며, 하느님께 간구해 주시는 성령과 함께 하는 기도인 것입니다. , 지금까지 우리는 하느님께서도 알아들으실 수 없는 반벙어리 말로 일방적으로 mind(머리)로만 사랑없이 형식적인 빈 말로 기도생활 해 온 것입니다.


토마스 키딩 신부님께서 "침묵은 하느님의 첫번째 언어이고, 그 외에 모든 인간의 언어는 유치한 것이며 잘못된 번역일 뿐"이라고 하셨습니다.
기도가 대화라고 하면서도, 우리의 기도는 하느님께 전화나 핸드폰으로 일방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메시지를 전하고, 상대방인 하느님 말씀에는 귀먹은 자처럼 듣지도 않는 일방적 기도가 아니었습니까? 하느님의 언어인 침묵 속에서 하느님의 침묵으로 하시는 말씀을 우리 인간도 침묵으로 듣고 하느님의 사랑을 잘 받아 그 받은 사랑의 응답으로 되울리는 사랑의 고백이 바로 우리들의 기도생활입니다.
따라서 "우리 자신만의 힘으로 우리가 많이 말하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사랑하는 것이 우리들의 기도이어야 한다"고 성녀 데레사께서 영혼의 성에서 지적하셨습니다.
도대체 왜 어째서 대부분의 교우들이 기도생활을 제대로 못하는가?
결론적으로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 나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하느님 말씀에 들을 귀가 열리지 못하고, 그 사랑의 응답으로 우리 인간 사랑의 울림이 자연히 메아리치게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하느님을 모릅니다." 따라서 우리 인간 존재 자체를 우리 내면 중심안에 계신 천주 성삼 성령께 맡겨드려, 성령께서 내 안에서 기도하시는 데 함께 사랑을 받고 사랑을 고백한다면 제대로 기도생활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기도생활을 mind(머리)로만, 생각으로만, 말로만, 입술로만 기도생활 해왔지, heart(가슴)으로, 믿음으로, 내면의 전 인간 인격으로, 진정 온전한 사람으로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사랑을 제대로 체험하지 못하고,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한 인격적 사랑의 대인관계 같은 현실적 대인관계를 일궈 나아가는 사랑의 덕행 닦는 차원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80평생 부부애로 일체가 된 노부부끼리 서로 많은 말이 필요없고 애정표현으로 "여보! 나 여기 있소." 하며 당신 곁에 그냥 함께 있는 현존 같은 향심기도의 관상 기도생활로, 우리는 하느님의 치유가 영적 기적으로 얼마든지 일어나, 하느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귀와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입이 비로소 열리는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복음성서에서 주께서 직접 가르쳐주신 기도는 주의기도와, 마태오 66절에서 "너희는 기도 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다 들어주실 것이다." 라고 주께서 가르치신 기도입니다. 골방에 들어간다는 것은 세상을 떠나 하느님 앞에 독대하려 우리 인간 내면으로 들어간다는 말씀입니다. "우리 영혼은 하느님만이 열고 들어올 수 있는 열쇠를 가지신 잘 꾸며진 화려한 방이다. 하느님께서 들어오시지 않으면 우리 영혼은 텅 빈 채로 머문다."고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카르데날 사제는 언제나 다시 우리 안에 있고 그 내면 속에서 하느님께서 사랑 자체로 살아계시는 내면의 방에 대해서 이렇게 언급하셨습니다. "인간 각자의 내면에는 하느님만이 들어오실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인 비밀스러운 방이 하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밀스러운 이 방의 존재에 대해 잊어버리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가슴은 텅 비어 있고 사랑이 없다."고 말입니다.


"사랑은 하느님으로부터 오고 사랑하지 않는 자는 하느님을 모릅니다. 성부의 사랑은 우리를 위하여 육화되시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드러났습니다. 성령께서 우리 마음 속에 성부와 예수님의 사랑을 부어 주셨습니다"(로마서 5,5). 하느님을 사랑하지도, 하느님의 사랑을 받지도 않고, 하느님 사랑이 없는 자는 그 하느님 사랑의 응답 메아리인 기도생활도 할 수 없습니다.


토마스 키딩 신부님 말씀대로 "문을 닫는다는 것은 분심 잡념에 대해서 문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로 간다는 것은 점점 더 내면으로 들어가서 영적 수준에서 사랑의 비밀 속으로 들어가야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면의 세계로 나아가는 길이란 바로 하느님의 사랑을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고, 하느님 사랑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나는 나의 내면에서 나 자신보다 더 깊은 내면에서 하느님의 숨결을 느낀다. 그러니까 우리가 기도생활을 제대로 못함은 하느님 사랑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체험도 사랑하려 하지 않고, 우리가 받은 사랑을 제대로 고백도 못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의 비밀 속에 계시는데, 그 하느님 사랑의 비밀 속으로 들어가서 그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랑의 싸이클 주파수를 맞추어 나아가지 않기 때문에 하느님 말씀을 들을 수 없는 영적인 귀머거리요, 기도를 제대로 할 수 없는 반벙어리 영적 장애가 됩니다. 하느님의 치유란 오늘 복음성서 장면에서 나타난 대로 하느님의 사랑의 기적에 사랑만이 만병통치라는 묘약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들의 기도생활이 사랑의 기적을 일으키시는 하느님의 사랑의 응답으로 고백될 때, "그러면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서 다 들어주실 것이다" 며 주께서 가르쳐 주시고 확실하게 약속하신 기도가 됩니다. "지금까지 너희는 옳게 청하지 않았다. 너희는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고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가슴을 열고, 마음을 열고, 성령을 청하는 기도 생활로 성령과 함께 사는 영성생활, 영적인 수준에 가면, 각자 내 안에 있는 영적 장애의 벽인 매일의 십자가를 조금씩 조금씩 지게 되고, 사랑때문에 내 짐은 감미롭고 가벼워진다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우리 자신들이 신앙생활이나 기도생활을 하느님과 인간을 사랑하는 일살생활로 너무 하지 않으니까, 마치 적은 것은 없는 것인양 무시하고 쉬거나 냉담해버려 날로 주체하고 감당할 수 없는 짐스럽운 것으로 여겨지게 됩니다. 하느님께나 인간들에 대항하여, 우리가 마음의 문을 닫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랑의 기적인 하느님의 치유로 하느님의 사랑을 보고 맛들이게 됩니다.


"제 영혼,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나이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작성자
1037 위령의 날 묵상 - 다섯 손가락 2022.10.30 32 김기홍 신부
1036 연중 제30주일 - 스승님! 다시 볼 수 있게 하소서 2022.10.24 30 서인석 신부
1035 전교주일 - 온 세상에 복음이 전해지다 2022.10.16 24 리처드 굿츠빌러
1034 연중 제28주일 - 가서 가진 것을 모두 팔아라. 2022.10.08 32 서인석 신부
1033 연중 제27주일 - 하느님과 남자, 여자의 삼각관계 2022.10.02 23 리카르트 굿츠빌러
1032 연중 제26주일 - 사랑의 연대 2022.09.25 33 안충석 신부
1031 연중 제24주일 – 십자가의 승리와 실패 2022.09.11 31 안충석 신부
» 연중 제23주일 -영적 치유 기도생활 2022.09.04 30 안충석 신부
1029 연중 제22주일 – 주님 안에 쉴 때 2022.08.28 26 박순원 신부
1028 연중 제21주일 - 오로지 주님만을... 2022.08.21 20 박순원 신부
1027 연중 제20주일 - 주님께 구하는 지혜 2022.08.15 23 박순원 신부
1026 연중 제19주일 - 생명의 빵을 받아 모시며 2022.08.07 15 박순원 신부
1025 연중 제18주일 - 기도 중에 2022.07.31 19 박순 원 신부
1024 연중 제17주일 - 지금 여기에서 기적이..... 2022.07.24 27 이청준 신부
1023 연중 제16주일 -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로운 출발 2022.07.17 30 이청준 신부
1022 연중 제15주일 -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려면 2022.07.10 29 이청준 신부
1021 연중 제14주일 - 순교에 대한 성찰 2022.07.03 31 이청준 신부
1020 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2022.06.26 36 오창열 신부
1019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 성체성사, 사랑의 성사 2022.06.19 42 오창열 신부
1018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2022.06.12 26 토머스 키팅 신주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6 Next ›
/ 5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