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4 10:23

성탄, 공현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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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말씀이 광야에 있는, 즈가리야의 아들 요한에게 내렸다. 그래서 그는 요르단강 주변을 두루 다니면서 죄를 용서받기 위한 회개의 세례를 받으라고 선포하였다. 그것은 이사야 예언자 말씀의 책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였다. “광야에서 부르짖는 이의 소리니라.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고 그분의 굽은 길을 바르게 만들라.’”(루가 3.2-4 : 대림 제2주일[다해]복음) 대림시기는 그리스도의 세가지 오심, 곧 성탄축제가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육신으로 오심, 대림시기가 강조하는 것 가운데 하나인 종말 때 오심, 그리고 성탄과 공현신비의 성찬례 거행을 통해 우리의 마음 속에 오시는 은총 가운데 오심을 기념한다. 은총 중에 그분이 오신다는 것은 우리 안에 그분이 탄생함을 말한다. 이 오심은 전례의 근본 믿음에 대한 강조이며, 전례는 단지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은총을 전달한다. 따라서 전례는 전례시기와 축제 안에서 기념하는 은총을 우리에게 전달해 준다. 세가지의 큰 신학적 주제, 곧 하느님의 빛, 생명, 사랑을 둘러싸고 있는 전례시기와 축제는 그 중심에 예수의 계시를 포함한다. 전례주년의 각 시기, 다시 말해 성탄, 공현, 부활, 승천, 성령 강림은 하느님께서 거저 베푸시는 자기 통교인 구원 신비의 특정 측면을 강조한다. 전례주년의 나머지 부분은 이러한 큰 주제에서 흘러 나오며 큰 주제를 실질적 측면에서 보완한다. 전례주년은 하느님의 빛이라는 신학적 주제로 시작한다. 그렇다면 이 빛은 무엇인가? 만일 우리가 전례를 잘 준비하고, 또 주의깊고 경건하게 거행한다면 전례에 참여함으로써 그 빛을 발견할 수 있다. 각 전례시기는 절정을 이루는 축제를 위해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배려하고 있다. 성탄 대축일은 성탄, 공현 신비를 계시하는 빛이 처음으로 비추는 시기다. 신학적으로 성탄은 사람이 되신 영원한 말씀을 계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실제 내용과, 그것에 관계된 모든 사항을 기념하고 통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성탄의 밤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성탄을 처음으로 경험한 천사와 목자들과 더불어 기쁨과 놀라움 속에 있기를 갈망하는 것이다. 하느님의 빛이 지니는 신비의 다양한 측면은 성탄을 기점으로 계속 이어지는 축제 속에서 차츰차츰 드러난다. 전례는 최로로 비추는 빛에 담겨 있는 놀라운 보화를 조심스럽게 열어 보여준다. 실제로 우리는 다른 두 전례시기를 통해 움직이기 전에는 신비의 전모를 이해할 수 없다. 하느님의 빛은 점점 더 밝아지면서 그 빛이 담고 있는 하느님의 생명을 계시한다. 또한 하느님의 생명은 지극히 높은 존재가 바로 사랑임을 계시한다. 공현 대축일은 성탄을 마무리짓는 축제다. 우리는 성탄 대축일을 더 큰 축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성탄은 시작일 뿐이다. 이 시작은 다가오는 축제 안에서 드러날 보화에 흥미를 갖도록 자극한다. 성탄, 공현 신비의 위대한 가르침은 하느님의 빛이 무엇을 계시하는지 깨달을 때 드러난다. 하느님의 빛은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셨다는 사실과 우리가 살아있는 지체로서 그분과 일치함을 계시한다. 이것은 공현의 특별한 은총이다. 하느님의 아들은 하느님의 위엄과 권능이라는 관점에서 과거, 현재, 미래의 인류 모두를 당신 안으로 모아들이신다. 영원한 말씀이 삼위일체의 의중에서부터 발설되고 인간 조건 안으로 한 발을 내딛는 순간, 말씀은 모든 피조물에게 당신 자신을 내어주신다. 말하자면 하느님께서는 창조 활동으로 돌아가신다. 그분은 홀로 계시기를 그치고 당신 자신의 창조 활동의 권능으로 인간의 모험 안으로 완전히 들어오신다. 그분은 무관심하실 수 없다. 만일 어떤 신학이 그분은 인간과 무관하다고 주장한다면 그 신학은 예수의 계시가 아니다. 오히려 예수의 생애와 그분께서 전하시는 메시지의 의미는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와 있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원하는 모든 인간과 지금 가까이 계신다. 공현은 성탄의 빛이 담고 있는 모든 것을 드러낸다. 곧 우리가 거룩하게 변화하도록 초대하는 것이다. 공현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사이의 혼인을 계시한다. 또한 공현은 그리스도와의 영적 혼인으로 변화되어야 하면서도 온전히 인간적이어야 하는 교회 – 당연히 우리를 의미한다-를 하느님께서 부르신다는 사실을 계시한다. 우리의 생활 안으로 그리스도께서 오신다는 것은 성탄, 공현의 신비가 무르익은 결과다. 이는 깨어 기다리고 있는 우리 안에 이미 그리스도께서 현존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엄격한 의미에서 오심은 아니지만 이미 전제된 그리스도의 현존은 아마 그리스도의 네번째 오심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성탄, 공현 신비는 우리가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을 스스로 택하도록 초대한다. 토머스 머턴이 말한대로 우리는 “본래의 우리가 되어야(to become what we already are)”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생활 안으로 들어오는 성탄, 공현 신비는 그분이 이미 여기에 우리의 진정한 자아-우리 안에 그리고 다른 이들 안에 있는 가장 깊은 존재-로 현존하신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한다. 일단 하느님께서 당신 스스로 인간 조건을 취하셨다면 모든 인간은 잠재적으로 신성하다. 당신 아들의 강생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는 과거, 현재 그리고 장차 올 인류 모두를 당신의 위엄과 권위와 은총으로 넘치도록 채우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신비스러우면서도 현실적 방법으로 우리 안에 파고드신다. 모든 전례, 기도, 예식의 주된 목적은 우리로 하여금 그분의 내적 현존과 우리의 일치를 깨닫게 하는 데 있다. 이와 같은 깨달음에 대한 잠재력은 인간의 됨으로써 우리 안에 내재하는 것이지만 우리은 아직 이것을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도께서 오시는 세가지 형태는 우리가 하느님 안에 있고 하느님께서도 우리 안에 계시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이 세 형태는 인간의 한계에서 벗어나 그리스도의 생명 안으로 들어오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이미 오셨지만 완전하게 오시지는 않았다. 이 점이 바로 인간이 처한 곤경이다. 하느님 나라의 완성, 곧 플레로마는 그리스도인의 점진적 성장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성숙한 시대로 자리잡아 간다. 한편 모든 인간 존재와 인간 제도는 아무리 거룩하다 해도 불완전하다. 성탄, 공현 신비의 빛 안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와의 일치가 영적으로 행복한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은 예수를 죽인 사악한 힘과의 전쟁이다. 만약 우리가 그 힘을 따라간다면 우리 자신마저 죽일 수도 있는 사악한 힘과의 전쟁이다. 우리가 인간 조건 아래 살고 있기 때문에 하느님의 빛은 항상 개인적이든 사회의 일원으로서든 우리 안에 있는 억압적, 퇴행적 세력에 의해 도전받는다. 인간 사회는 사랑에 대해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특히 자기를 내놓는 사랑에 대해서는 더 그렇다. 봉사에 대한 복음의 메시지는 쉽게 들을 수 잇는 것이 아니다. 가끔 우리는 아무 이유없이도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힘을 주며 우리를 격려하는 전례를 통해서 우리의 신앙을 심화시키고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 이 힘은 우리가 가진 수용 능력에 따라 성탄, 공현의 신비 안에서 우리에게 전해진다. - 토머스 키팅 저, <그리스도의 신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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