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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방식 목사 bsotm@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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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의 의미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기를 버리고 날 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은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 분을 따르는 삶이다. 그런데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이것은 자기를 미워하라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 관심의 초점은 우리가 어떻게 자기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자기를 부인할 것인가에 있다. 자기를 부인하는 삶에 대하여 토마스 머튼은 우리에게 귀한 통찰을 준다.
토마스 머튼은 자기를 참 자기(true self)와 거짓 자기(false self)로 구분한다. 그런데 머튼은 ‘거짓 자기’ 를 도덕적 의미로 사용하기 보다는 주로 존재론적인 의미로 사용한다. ‘거짓된’이라는 형용사는 ‘실체가 없음,’ 또는 ‘존재의 완전함이 결여됨’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거짓 자기는 속이 텅 비어 있어서 실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자기를 말한다. “외적 자기란 덧없는 그림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존재와 그 존재의 역사가 둘 다 죽을 때 거짓자기도 함께 끝나고 만다.” 그러므로 머튼은 거짓자기를 “덧없는 자기(evanescent)” 또는 굴뚝에서 사라지는 “연기 같은 자기(smoke self)”라고도 표현한다.
거짓 자기가 우리의 의식뿐만 아니라 무의식 안에 깊이 묻혀 있기 때문에, 영적 삶에 있어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거짓 자기를 버리고 참 자기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거짓자기를 벗어버리고 참된 자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참 자기가 회복되려면 거짓 자기는 죽어야 한다.” 거짓자기가 죽는다는 것은 우리의 삶이 재탄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새로운 탄생은 우리가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되는 것, 즉 하느님이 원하시는 진정한 자기가 되는 것이다. 이 재탄생의 과정은 일회적인 사건이 아니다. 우리의 삶 가운데서 일평생 계속 변화되는 것인데, 이 변화는 “우리를 점진적으로 이기심에서부터 해방시키고, 사랑 안에서 성장할 뿐만 아니라 사랑이 되어가게 한다.” 이 변화를 통해서 우리 안에는 더 이상 자기중심적인 자기가 없고 그리스도만 존재하며, 내가 아닌 오로지 성령께서 순수한 사랑 안에서 활동하시게 되는 것이다.
머튼에 의하면 이러한 완성은 우리의 죽음 또는 하느님에 대한 관상 안에서 이루어진다. 죽음은 우리의 거짓 자기가 사라지고 진정한 자기가 출현하는, 인간이 가장 완전하게 자유를 얻는 순간이다. 또한 관상은 가장 고귀한 형태의 영성생활로서 진정한 자기를 일깨워준다. “관상의 영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의미로는 죽어야 한다. 그러나 이 죽음은 사실상 보다 높은 생명으로의 진입(進入)이다. 그것은 삶을 위한 죽음이다.” 관상은 외적 자기를 뛰어넘어 하느님과 참된 자기로 감으로써만이 가능한 것이다. 관상 안에서 거짓 자기는 물러나고 진정한 자기가 깨어난다. 관상 안에서 우리는 비로소 나는 내가 정말 누구인지 발견하게 된다. 하느님이 내 안에 현존하시고, 내가 하느님께 속한 존재임을 생생히 체험하여 아는 것이다.
“침묵과 평화 속에서 당신을 기다릴 힘을 저에게 주십시오. 휴식을 주는 오직 하나인 겸손을 저에게 주십시오. 그리고 가장 무거운 짐인 교만으로부터 저를 건져 주십시오. 단순한 사랑으로 저의 마음과 영혼을 전부 차지하십시오. 저의 모든 삶을 사랑 한 가지 생각과 염원으로 채워 주십시오. 그 사랑은 보상을 받기 위한 사랑도 아니고 완덕이나 덕행을 위한 것도 아니며 성덕을 위함도 아니고 오직 당신만을 위한 사랑입니다.
사랑을 충족시키고 보상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그것은 당신뿐이시기 때문입니다(새 명상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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