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조회 수 3373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작성자 윤행도 신부 munyman61@hanmail.ne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지난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 마산교구 지리산 연수원에서 있었던 9박10일 집중피정 때의 일입니다. 대침묵의 날 때 연수원 뒷쪽에 있는 임도를 따라 산책을 하고 있는데 저만치 감나무 가지에 무엇인가 달려 있는 것이 보이더군요. 가까이 가서 보니 "남의 1년 농사에 손을 대는 자는 거머리보다 못한 놈"이라고 적힌 쪽지가 매달려 있었습니다. 짐작컨대 감나무에 열린 감이 사람들(그 중에는 연수원 이용객도 있었겠지요)의 손을 타자 그것을 견디다 못한 감나무 주인이 써부쳐 놓은 것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싶어 이해가 되었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니 그까짓 감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토록 모진 소리를 써놓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런 말을 써놓았다고 해서 사람들이 '거머리보다 못한 놈'이 되지 않을려고 감에 손을 대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사람을 거머리보다 못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을 써부쳐 놓은 주인의 마음상태가 어떠한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몇 해 전 "물은 답을 알고 있다"는 책이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적이 있었습니다. 그 책의 내용대로라면 물 뿐만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우리 사람들의 마음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 감나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감에 손을 댄 사람들을 미워하며 그런 글귀를 써놓은 주인의 마음이 감나무에게 그대로 전해졌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주인의 그 마음이 전해진 감나무에서 얼마나 많은 감이, 얼마나 달고 맛있는 감이 열렸을까 궁금합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부활하신 주님께서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당부하신 말씀입니다. 복음 선포해야 할 대상이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고(공동번역에는 모든 사람으로 되어 있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임을 알 수 있는 말씀입니다. 지리산 연수원 뒤에 있는 그 감나무 역시 복음선포의 대상인 것입니다.
향심기도의 선물 중에는 다른 사람들과 모든 창조물에 대한 존중(실제적인 돌봄)이 있습니다. 만일 그 감나무 주인이 향심기도를 했더라면 그렇게 험한 말 대신 "제가 일 년 동안 땀흘려 가꾼 것입니다. 부디 헤아리시어 맛만보고 가소서"라고 써놓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감나무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1. 자비하신 마음

    Date2024.06.10 Views48
    read more
  2.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성혈 대축일 _ 그리스도의 몸

    Date2024.06.03 Views61
    read more
  3. 향심기도는 삼위일체의 신비에 동참하는 기도다.

    Date2024.06.03 Views36
    read more
  4. 가톨릭 마산교구 제2619호주보 _ 2024년 5월 26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5)

    Date2024.06.03 Views42
    read more
  5. 성령 강림의 신비를 체험하는 향심기도

    Date2024.05.20 Views61
    read more
  6. 신성화되는 은총을 체험하는 향심기도!

    Date2024.05.12 Views59
    read more
  7. 성령과 함께하는 기도인 향심기도

    Date2024.05.12 Views56
    read more
  8.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18호 _ 2024년 4월 28일 부활 제5주일 _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4)

    Date2024.04.28 Views74
    read more
  9. 연중 제2주일

    Date2013.03.14 Views4068
    Read More
  10. 연중 제4주일 묵상 - 가짓자아를 가로질러..

    Date2013.03.14 Views3741
    Read More
  11. 연중 제3주일

    Date2013.03.14 Views3792
    Read More
  12. 하느님의 자비주일 _ 오! 헤아릴 길 없는 주님 사랑

    Date2024.04.08 Views9
    Read More
  13. 또 다른 엠마오

    Date2024.04.14 Views6
    Read More
  14. 성소의 의미

    Date2024.04.22 Views14
    Read More
  15. 믿음으로

    Date2024.04.28 Views9
    Read More
  16. 부활 제3주일 묵상 - 또 다른 엠마오

    Date2013.03.14 Views3126
    Read More
  17. 부활 제4주일 묵상 - 성소주일의 성찰

    Date2013.03.14 Views3280
    Read More
  18. 성소주일 묵상 - 성소의 의미

    Date2013.03.14 Views4329
    Read More
  19. 부활 제5주일 묵상 - 포도나무 가지의 역할

    Date2013.03.14 Views3743
    Read More
  20. 부활 제 5주일 묵상 - 믿음으로

    Date2013.03.14 Views3143
    Read More
  21. 부활 제6주일 묵상 - 당신이 되어야만

    Date2013.03.14 Views3468
    Read More
  22. 부활 제7주일 묵상 -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Date2013.03.14 Views3373
    Read More
  23. 하느님의 자비주일 묵상-오! 헤아릴길 없는 주님 사랑

    Date2013.03.14 Views4551
    Read More
  24. 연중 제30주일 <누가 18:9 - 14>

    Date2013.10.27 Views3769
    Read More
  25.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Date2013.03.14 Views3846
    Read More
  26. 연중 제28주일 묵상 - 부자가 하늘나라에...

    Date2013.03.14 Views3894
    Read More
  27. 연중 제32주일

    Date2013.03.14 Views3871
    Read More
  28. 연중 제29주일 묵상 -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

    Date2013.03.14 Views359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56 Next ›
/ 5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