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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산교구 사파성당 이청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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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미사를 시작하며 주례사제는 삼위의 이름으로 인사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삼위일체의 신비는 그리스도교 영성의 출발이고, 교리의 핵심이며, 기도와 전례의 원천입니다. 우리는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마태 28,19) 세례성사를 받았습니다. 세례성사를 통해 우리는 이 세상에서 복되신 삼위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초대받고 있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께 대한 교회의 믿음은 이렇습니다. “한 분이신 하느님을 삼위로, 삼위를 한 분의 하느님으로 흠숭하되 각 위격을 혼동하지 않으며, 그 실체를 분리하지 않습니다. 성부의 위격이 다르고 성자의 위격이 다르고 성령의 위격이 다릅니다. 그러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천주성은 하나이고, 그 영광은 동일하고, 그 위엄은 다 같이 영원합니다.”(“퀴쿰케” 신경) 말하자면 삼위는 오직 하나의 본성natura, 하나의 ‘본질essentia’, 하나의 실체substantia라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성부는 온전히 성자 안에 계시고 또 온전히 성령 안에 계시며, 성자는 온전히 성부 안에 계시고 또 온전히 성령 안에 계시며, 성령은 온전히 성부 안에 계시고 또 온전히 성자 안에 계십니다.”(피렌체 공의회, 『야고보파에 대한 교령』) 삼위일체 하느님 안에는 자기도 없고, 소유적 태도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자기 승복입니다. 모든 것이 선물입니다. 모든 것이 사랑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영원한 행복이시며, 불사의 생명이시고 불멸의 빛이십니다. 오늘 본기도 말씀처럼,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진리의 말씀이신 성자와 거룩하게 하시는 성령을 세상에 보내시어 하느님의 놀라우신 신비를 인간에게 밝혀 주셨습니다. 더 나아가 하느님께서는 자유로이 당신 생명의 영광을 나누어 주고자 하십니다. 이것이 세상 창조 이전에 사랑하시는 당신 성자를 통하여 미리 세워 놓으신 자비로운 ‘선의’(에페 1,9)입니다.(에페 1,5 참조)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무조건적인 사랑, 완전한 자기 승복의 신적 사랑으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성삼의 무한한 사랑은 성부에게서 나와서 성자에게로 흘러들어가며, 성자를 통하여 모든 피조물에게 전달됩니다. 신적 사랑의 강으로 뛰어들라고, 적어도 영원한 생명의 강에 발을 담그라고 우리 모두를 초대합니다. 피조물에 대한 집착을 놓아버리고, 자신에 대한 집착을 놓아버릴 때 우리는, 언제나 흐르는 사랑의 강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하느님의 모든 계획의 궁극 목적은 모든 사람이 삼위일체 하느님과 완전한 일치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를 우리 안에 모시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 14,23).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실제로 우리 개개인 안에 현존하시며 우리에게 당신 생명을 나누어주십니다. 그러나 인간의 어떠한 기능도, 우리 내면의 가장 깊은 차원에 계시는 삼위일체 하느님을 감지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현존은 인간의 모든 기능을 초월하는 절대 신비이십니다. 순수한 믿음만이 이 현존에 다가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입술로 삼위일체 하느님을 고백하며, 우리의 정신으로 삼위일체의 신비를 성찰하고, 더 나아가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깊은 침묵 중에 하느님의 신비에 동의하고 동의하며 마침내 승복합니다. 그러므로 삼위일체의 성녀 엘리사벳과 함께 우리 안의 삼위일체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오, 흠숭하올 삼위일체의 하느님, 제 자신을 완전히 잊고 마치 제 영혼이 이미 영원 안에 있듯이, 흔들림 없이 평온하게 당신 안에 머물도록 도와주소서. 그리하여 그 무엇도 저의 평화를 뒤흔들거나, 제가 당신을 떠나지 못하게 하시고, 오히려 순간마다 당신의 심오한 신비로 더 깊이 데려가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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