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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토머스 키팅 / 이청준 편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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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서 나온 빛
토머스 키팅 / 이청준 편역
부활 성야에 우리는 어둠에서 빛으로, 침묵에서 음악으로, 차분한 공경에서 ‘대 알렐루야’의 폭발적 기쁨을 향해 나아갑니다. 우리의 구세주 그리스도께서 과거에 우리를 위해 무엇을 행하셨는지, 지금 우리를 위해 무엇을 행하시는지, 장차 우리를 위해 무엇을 행하실 것인지 알게 되면, 우리 마음에서 억누를 수 없는 신비스러운 기쁨이 솟아오릅니다. 마침내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것이며 모든 것 안에 계실 것입니다(콜로 3,11 참조).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이미 당신 부활과 함께 모든 것이며 모든 것 안에 계시기 시작했습니다. 세례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마음속에 부활하셨다는 사실의 증거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의 내면에 있는 참 생명이시며, 우리 각자가 원하는 만큼, 또는 우리가 허락하는 만큼 당신을 표현하십니다.
부활 성야 때 부활초의 빛은 한 촛불에서 다른 촛불로 번져나가 결국 성당 전체가 빛으로 가득찹니다. 이 빛은 우리 마음속에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상징입니다. 그분은 우리 존재의 중심에 미세한 빛으로 살아 계시며, 이 미세한 빛은 모든 기능을 통해 번져나가 마침내 우리 존재 전체를 빛으로 채우고, 우리를 통해 세상 모든 곳에 신적 사랑의 불을 타오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이러한 변화가 우리 삶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우리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믿기에, 이러한 겉모습이 우리를 속인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하여 살도록”(로마 6,11) 하셨습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살아 계시기에 하느님은 인간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우리에게 명령하십니다. 말하자면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우리 자신처럼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내면의 중심에 현존하시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에게 동일한 하느님 현존을 모시고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안에서 당신 자신을 사랑하시고, 우리와 세상에 부활의 능력을 쏟아부으시며, 모든 것이며 모든 것 안에 계십니다. 부활의 능력은 이미 여기 있기에 우리는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부활초의 불꽃처럼 부활의 능력은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내면에 가장 심오하게 살아 계시는 그리스도 체험을 일깨우는 것 그 이상의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최후 만찬 때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새 계명입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창조의 경이로운 선물을 통해, 그리고 속량을 위한 수난과 죽음과 부활이라는 더 경이로운 선물을 통해, 우리가 그리스도의 존재를 공유하기 때문에, 그리스도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리스도는 우리 각자의 유일무이성 안에서, 우리의 개성 안에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말하자면 우리의 한계와 연약함, 죄스러움 안에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바오로는 우리에게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갈라 6,2)라고 당부합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안에 머물러 있다는 표지입니다. 하느님의 변함 없는 사랑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이 사랑은 기다리며 참아줍니다. 이 사랑은 용서하고 받아들이며, 섬기는 사랑입니다. 부활절 은총의 무르익은 열매는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용서와 수용과 섬김을 서로 나누는 것입니다. 모든 가정에서 용서와 수용과 섬김을 통해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충만하게 누리시기를 간구드리며,
알렐루야를 힘차게 노래합니다.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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