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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머스 키팅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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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 성혈 대축일이다. 우리가 경축하는 것은 성령강림의 은총이 익혀낸 열매 가운데 하나요, 구원을 이루시기 위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충만하게 쏟아내는 성찬식이다. 서구에서는 의학이 발전하고 또 동양의 의학사상과 처방법이 도입되면서 몸에 대한 흥미와 경외감과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도 사람의 몸을 지니셨던 만큼 이와 같은 새로운 사상은 바오로 사도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꼭 필요한 출입문이다. 이런 새로운 사상 가운데 하나가 심신상관학설(holistic medicine)이다. 이 의학의 기본 원리는 몸을 치료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마음과 정신을 함께 치료해야 한다. 실제로 마음과 정신에 손을 쓰지 않으면 우리의 병세는 재발할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몸은 우리가 정신적 차원에서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가를 보여주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경우, 그분의 육체는 모두 신격을 드러내는 또 다른 표현이다. 따라서 우리는 성체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영광스런 몸과 그분의 모든 몸체를 받아 모시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기의학(holistic medicine)은 그리스도의 신격화된 인간 본성과 함께 그분의 영광스런 몸에 참여하는 나눔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아버지 안에 계시는 그분의 존재 체험과 아버지를 절대적 실재로 아는 지식이 포함되어 있다. 성체성사는 우리에게 신적 깨달음의 씨앗을 심어주고, 따라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범주를 넘어서는 그런 형태의 건강을 부여함으로써 성체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마음에 다가가는 것이다.
우리가 받아 모시는 것은 그리스도의 마음만이 아니라 그분의 영도 받아 모시는 것이다. 성령은 살아가고 누리는 생명으로서 생각의 범주를 뛰어넘어 행복으로 나아가는 이른바 영광이라 부르는 강화된 건강으로서 곧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길이다. 우리가 하느님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무한한 진리와 사랑인 하느님의 행복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것이 인간의 궁극적인 건강이다. 만일 성체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마음과 의향을 안으로 끌어들이기만 하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다양한 몸체로서 기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현세에서 우리의 육체로는 지탱하기가 불가능한 그 영광의 때가 오면 성령의 열매인 참된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하느님의 활동은 에너지의 최대치를 현세에서는 보류함으로써 우리가 타들어가지 않게 한다.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우리의 육체적 몸체는 사라지고 영적 몸체는 부상하여 잠재력을 최고도로 발휘할 때 하나의 영체(spiritual body)로서 부활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로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실 때 우리의 의향은 어떠해야 하는가? 물론 단순한 예식에 참여하거나 부활절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의향은 그리스도의 몸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동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스도의 몸은 온 인류를 위한 희생제물이자 선물이며 건강의 원천이므로 우리의 의향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인류가족과 결속하고 일치해야 한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몸과 합일한다는 의향으로 성체성사에 임할 때 우주의 정신계에 엄청난 에너지가 투입된다. 그리고 이 정신계는 자기 안에 내재하는 힘으로 폭력과 증오를 비롯하여 그리스도의 마음과 정반대되는 것들 속에 침몰한 듯한 세상에서 제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미사 전례에서 주례자가 ‘그리스도의 몸’ 이라고 하면 ‘아멘’이라고 응답하는 순간 우리는 그리스도의 각 존재 차원에서 그분과 합일하고, 우리 인간은 영광된 몸체를 통해 신적 생명에 참여함으로써 완성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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