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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창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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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그와 동시에 예수님이 왕으로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일을 기념합니다. 그래서 오늘 전례를 통해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성지 축성과 행렬 예식에 참여하고, 주님의 수난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듣게 됩니다.
예수님을 환호하던 군중들 사이에는 별다른 합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과 닷새 만에 그들이 보인 말과 행동에는 커다란 변화가 있었습니다. 주님의 영광과 찬미의 환호성이 배반과 불신의 함성으로 바뀌었고, 성대한 환영 예식이 피와 죽음의 도살장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로 뒤바뀐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변한 것을 보면, 군중들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여도,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구나.”(마태 15,8 : 마르 7,6) 하신 주님의 책망은, 바로 이처럼 변덕이 여간 심하지 않은 인간의 심리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오늘 전례에 참례하는 동안, 우리도 축성된 성지가지를 들고 우리 안에 오시는 주님을 환영하는 찬미의 노래를 부릅니다. 그렇지만 이 미사가 끝나고 성당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일상생활에 파묻혀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뒷전에 밀어놓는 여유 없는 삶을 살아간다면, 그런 우리들 역시 변덕이 심한 유다 군중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선포되는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이마와 입술과 가슴에 십자가를 그었지만, 주님의 말씀이 겨우 우리의 머리 아니면 입까지만 내리고 진정 우리의 마음에 임하지 않는다면, 주님의 말씀은 우리 안에서 결실을 맺을 수 없습니다. 결국 주님의 말씀은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앗과 같아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과 그 밖의 일들에 대한 욕심 때문에 숨이 막혀 죽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마르 4,13-20). 주님의 말씀은 머리로만 알아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여 믿고 우리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어야만 합니다. 그 때에야 우리들은 주님 말씀의 풍성한 수확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어떤 방식을 택하셨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류 구원을 위하여 당신의 아들에게 수난과 죽음의 십자가를 맡기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주님의 수난과 죽음의 십자가는, 인류에 대한 하느님 구원의 기쁜 소식을 담고 있는 복음의 마지막 증언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고 체험하는 사람은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수난복음에 나타난 유다 군중들처럼 우리들의 믿음이 또다시 변한다면, 게세마니 동산의 제자들 마냥 우리들의 믿음이 나약하다면 우리들은 결국 비겁한 신앙의 도피자가 되고 말 것입니다. 참된 신앙인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주님에 대해서 알고 있느냐? 하는 이론적인 지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주님 앞에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변화된 삶을 사느냐 하는데 있습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주님을 믿고 성사생활을 해 왔다 하더라도, 그 마음에 주님을 모시지 못하면 그리고 늘 새롭게 변화된 삶을 살지 못한다면, 그는 참된 신앙인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 성주간에 들어섰습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생애의 사건들을 기념하는 이 성주간을 시작하면서, 생각해 봐도 지난 사순절 동안 별로 열심한 삶을 살았다는 평가가 앞서질 않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마지막 한 주간 동안, 주님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는 삶을 통해서 우리 자신의 아름다운 변신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리스도의 부활은 참으로 커다란 축제로 다가올 것입니다. 주님 부활의 영광을 나누어 받고 그 기쁨과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주님, 당신과 함께 제 자신에 대해 죽고, 그럼으로써 당신을 위해 아름다운 변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기도드리며 주님의 은총을 구하여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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