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조회 수 2649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작성자 서인석 신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토마,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토록 믿는 일에 늑장을 부렸던 그가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8일이라는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그러자 그리스도께서는 토마에게 못자국의 흔적과 심지어 늑방까지도 보여주심으로써 그의 불신을 깨뜨리셨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빗장이 꼭 잠겨진 문을 경이롭게 통과하셨습니다. 그리고 토마 앞에서 그를 설득하기 위해 당신의 옆구리를 드러내 보이고 당신 몸에 난 상처들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비단 토마만이 믿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믿음을 가지지 못하는 불충실함은 어떤 의미로 모두에게 해당되었습니다. 다른 제자들도 의심했습니다. 비록 그들이 '주님을 뵈었소'하고 말할지라도 말입니다! 성 루가는 이들을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들은 반가워하면서도 아직 믿지 못한 채 놀라워하고 있는데 예수께서 '여기 먹을 것이 있습니까?'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드리자 예수께서 받아 그들 앞에서 잡수셨다"(루가 24.41-43). 그러니까 놀라움 때문에 제자들은 믿는 데에 늑장을 부리게 되었습니다. 토마는 예수님을 뵙고 나서야 믿음을 고백했습니다.
"그대는 나를 보고야 믿었습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이들은 복됩니다"(29절). 주님의 이 말씀은 하느님의 자비로운 구원 경륜을 충만히 드러내 주었습니다. 이 말씀이야말로 우리에게 큰 이로움이 되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영혼 상태를 크게 걱정하신 주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의 깨달음에 도달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1디모 2,4 참조). 여기서 놀라운 점은 주님이 토마의 불신이나 당신을 유령으로 여기던 다른 제자들을 모두 인내롭게 참고 계셨다는 점입니다. 주님은 온 세상을 설득하기 위해서 부활하신 후에도 못자국들과 창에 찔린 옆구리를 보여 주셔야 했습니다. 또 더욱 놀랍게도 음식까지 드셔야 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런 표징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아무런 의심의 동기를 주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보지 못하면서도 누군가 자신의 귀에 대고 속삭여준 신비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참된 것으로 여기는 자는 자신의 스승이 자신에게 선포한 바를 뛰어난 믿음으로 영광스럽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사도들의 말씀을 믿는 모든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사도들은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의 목격증인들이었고, 성 루가가 말했듯이 말씀의 시종들이었기 때문입니다(루가 1,2 참조). 만일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위해 정열적인 사랑에 사로잡혀 있고, 또 하늘에 우리의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어떤 대가라도 마다하지 않겠다면 사도들의 말씀을 경청해야 합니다(알렉산드리아의 치릴로, <요한복음 주해> 12,22항 참조).
주 예수님, 실로 당신은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저희에게 전해 주신 그 평화를 저희 형제들에게 똑같이 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저희는 모두 당신을 모욕적으로 배반하고 도망친 제자들이었습니다. 저희는 당신에게 미움과 증오를 뒤집어 씌웠건만 당신은 저희에게 사랑과 평화를 부어 주셨습니다. 저희의 죄만큼 은총이 하염없이 쏟아졌습니다.
저희는 아무도 당신에게서 오는 평화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저희는 두려움에 떨었고 당신의 죽음에 경악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저희가 당신에게 갚은 은혜인 못자국과 옆구리의 상처를 가지고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고통과 절망의 그 상처가 희망과 생명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오로지 당신 안에서 이 모든 일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신은 주님이시고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평화와 용서, 화해의 씨가 싹트는 어디에서나 보지 않고도 믿는 이들이 탄생하게 하소서.


(서인석 저, '그대에게 온 편지' 중에서 옮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작성자
공지 자비하신 마음 2024.06.10 50 임선 수녀
공지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성혈 대축일 _ 그리스도의 몸 2024.06.03 66 토머스 키팅 신부
공지 향심기도는 삼위일체의 신비에 동참하는 기도다. 2024.06.03 43 이준용 신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제2619호주보 _ 2024년 5월 26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5) 2024.06.03 50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공지 성령 강림의 신비를 체험하는 향심기도 2024.05.20 72 이준용 신부
공지 신성화되는 은총을 체험하는 향심기도! 2024.05.12 64 이준용 신부
공지 성령과 함께하는 기도인 향심기도 2024.05.12 60 이준용 신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18호 _ 2024년 4월 28일 부활 제5주일 _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4) 2024.04.28 81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1058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file 2013.05.05 3955 토마스 키팅 신부 / 이청준 옮김
1057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주일) 2013.03.14 3954 장미자 데레사 자매 sohwa-t@hanmail.net
1056 부활 제5주일 2013.03.14 3950 김종봉 요한 신부 baramjohn@hanmail.net
1055 사순 제1주일 - 유혹과 대항한다는 것은 2013.03.14 3949 안충석 루까 신부
1054 <창18:20-32> 아브라함의 6번 기도 2013.03.14 3947 전주희 목사 rising223@hanmail.net
1053 사순 제4주일 -예수 수난의 正道 2013.03.14 3946 안충석 루까 신부
1052 주님 봉헌 축일 - 가나안 여인에 대한 묵상 2013.03.14 3943 토머스 키팅
1051 주님 세례 축일 2013.03.14 3933 윤행도 가를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1050 연중 제16주일 2013.07.20 3930 윤영중 필립보 신부<philipus9910@hanmail.net>
1049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2013.03.15 3930 오방식 목사 bsotm@hanmail.net
1048 연중 제13주일 (교황 주일) 2013.03.14 3928 오방식 목사 bsotm@hanmail.net
1047 <창18:11-10> 교회의 새 질서, 섬김 2013.03.14 3927 전주희 목사 rising223@hanmail.net
1046 연중 제26주일 (마태오 21, 28-32)- 두 아들의 비유 2013.03.14 3912 정명희 소피아 수녀 sophiach@hanmail.net
1045 부활 제3주일 2013.03.14 3906 김종봉 요한 신부 baramjohn@hanmail.net
1044 대림 제2주일 2013.03.15 3905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1043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생명의 날) 2013.03.14 3905 김종봉 요한 신부 baramjohn@hanmail.net
1042 예수 부활 대축일 - 부활의 첫 증인들 2013.03.14 3898 서인석 신부
1041 부활 3주일-택시기사와 손님 2013.03.14 3896 김기홍 신부
1040 연중 제28주일 묵상 - 부자가 하늘나라에... 2013.03.14 3894 이 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1039 연중 제28주일(누가복음 17:11-19) 2013.10.13 3890 이건종 목사 <salllee@hanafos.com>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6 Next ›
/ 5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