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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청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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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휴식에로 초대하십니다.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을" 정도로 일에 지쳐 있는 제자들에게 당신과 함께 쉬자고 제안하십니다.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함께 좀 쉬자." 쉬러 가시던 예수님께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군중을 보시고는 또 쉬지도 못한 채 "목자 없는 양과 같은 그들을 측은히 여기시어 여러 가지로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분은 당신의 백성에게 말씀으로 그리고 빵으로 배불려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착한 목자이십니다. 그분은 당신의 제자들을 아끼시고, 군중을 보살펴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만민을 위해 당신의 몸을 바치신 착한 목자이십니다. 그분은 사람을 위하시고 아버지 하느님을 위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일컬어 "위타 존재"라고 합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인류를 화해시키시는 중재자이십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시는 분,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이십니다.
제2독서 말씀을 들어봅시다.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은 자신의 몸을 바쳐서 유다인과 이방인이 서로 원수가 되어 갈리게 했던 담을 헐어버리시고 그들을 화해시켜 하나로 만드시고 율법 조문과 규정을 모두 폐지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희생하여 유다인과 이방인을 하나의 새 민족으로 만들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또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써 둘을 한 몸으로 만드셔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시고 원수되었던 모든 요소를 없이 하셨습니다." 이 말씀들에 담긴 뜻을 차근차근 되짚어봅시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참된 평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시는 분, 장벽을 허무시는 분, 화해의 중재자, 일치시키시는 분, 형식과 규정을 초월하시는 분, 새롭게 하시는 분, 그리고 배척과 대립을 없애시는 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사람들의 모든 고정관념과 선입관을 넘어서시는 분이십니다. 이러한 모든 개념들은 관상기도라는 하나의 실천적 행위 안에서 하나로 수렴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이상의 모든 표현들은 하느님과의 순수한 만남이라는 깊은 영적 만남 안에 녹아들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근본적으로 새롭게 출발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분과의 순수한 만남으로부터 새롭게 출발해야 합니다. 우리의 모든 판단과 경험을 넘어서서 우리를 기다리시고 계시는 그분께 고독과 침묵 속에서 다가가야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쉴 수 있어야 합니다.
인간이 근원적으로 불행한 이유는 하느님과 멀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참된 행복을 선사하십니다. 인간이 되신 하느님이신 그분은 우리에게 하느님을 선사해 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분은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선사하시고, 하느님 아버지께로 우리를 인도하시고 그분의 자녀가 되게 해주시며, 성령을 우리에게 선사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들은 바로 우리의 불행했던 모습과 그리스도로 인해 행복해진 모습에 대한 고백입니다. "여러분이 전에는 하느님과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이제는 그리스도께서 피를 흘리심으로써 그리스도 예수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가까워졌습니다." "모두 그리스도로 말미암아(성자)" "같은 성령을 받아(성령)" "아버지께로 가까이 나아가게 되었습니다(성부)."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삼위일체의 내적 친교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향심기도의 원천은 바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가도록, 그리하여 마침내 그 분의 모습으로 변형되도록 초대받은 사람들입니다. 저는 많은 경우에 제 자신이 경직되어 있는 모습을 봅니다. 기도생활에 전념하다 보면 이웃에 무관심한 저 자신을 보게 되고,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보면 기도생활이 타성에 젖어 있거나 무뎌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느님께로 향한 삶의 모습과 이웃에로 향한 삶의 모습 사이에 장벽이 없는 순수한 모습이 형성될 수 있기 위해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부단한 수련을 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알 수 없는 그 곳으로, 알 수 없는 그 분께 다가가는 수련을 정규적인 기도 안에서 해 나가고자 합니다. 정규적인 기도를 하게 되면 그 열매로서 일상의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예수님처럼 사람들에 대한 자비와 온유의 마음을 지니고, 측은한 마음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의 선한 모습을 보는 일이 더욱 잦아질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저에게는 편견과 아집과 성급함과 분노와 나태가 표출됩니다. 그러나 저는 옛날처럼 저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주저앉아 있지는 않습니다. 질그릇과 같은 저를 하느님께서는 여전히 사랑하고 계심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 예수 그리스도와 새로운 친교를 맺기 위해 출발하고자 합니다.
사람들과의 만남,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그리스도께서 현존해 계심을 우리는 깨닫습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안에서, 그리고 도움을 베푸는 사람들 안에서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목자 없는 양과 같은 그들을 측은히 여기시어 말씀과 빵으로 배불려주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만일 우리가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봉사하는 일에 투신하면서 매일의 정규적인 향심기도를 수련해 나간다면 보다 예수님과 빨리 친구가 될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키팅 신부님의 말씀으로 마무리해 봅시다. "하느님께 대한 헌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한 봉사를 계발해 나가는 것은, 자기 현양이나 자기 비하와 같은 정서적 생각에 부딪칠 때에 자신의 정신을 안정시켜 주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방법이다. 하느님께 대한 헌신은 자신의 영적 수련을 오로지 하느님께 바치도록 함으로써 발전된다. 다른 사람에 대한 봉사는 동정심으로 움직인 가슴이 밖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 자신이 자신만의 영적 여정과 그 현상에만 집착하게 되는 우리의 뿌리 깊은 경향을 중화시켜 준다. 다른 사람에 대한 봉사는 우리가 하는 일을 통하여 하느님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며, 우리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시작하여 다른 모든 이들에 대한 동정심을 실천함으로써 발전된다.… 이러한 두 가지의 안정화 요소(헌신과 봉사)는 성령께서 주시는 정화와 성화의 빛을 신경 조직과 신체가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이것들은 어떤 생각과 감정들이 일어나 그것들에 집착이 되고 강박적으로 되기 전에, 이 생각과 정서를 분별하게 해준다. 습관적 생각과 욕망의 속박에서부터 독립할수록 우리는 더욱 고요한 마음으로 관상기도에 들어갈 수 있다(『마음을 열고 가슴을 열고』 30~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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