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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기홍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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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느 성당에 있을 때의 일이다.
성당에는 맞벌이를 하는 가난한 주부들을 위해 그들의 자녀를 돌보아 주는 탁아소가 있었다. 나는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가끔 아이들에게 가서 과자를 주곤 하였다. 그런데 하루는 아이들의 간식 때에 탁아소에 가서 아이들이 갖고 있는 과자를 좀 달라고 나의 손을 내밀었다. 아이들의 반응은 여러가지였다. 선뜻 자기 과자를 몽땅 주는 아이, 한 두 개 주는 아이, 하나라도 주는 것이 아까운지 획 돌아서는 아이 등 실로 각양각색이었다.
이때 나의 마음은 아이들의 행동에 따라 달라졌다. 즉, 가지고 있는 과자를 모두 주는 아이에게는 오히려 내가 가지고 있는 맛있는 과자를 듬뿍 주고 싶었고, 한 두 개를 주는 아이는 그래도 남과 나누는 마음이 없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내가 가지고 있는 과자를 조금 주지...., 그러나 하나라도 주는 것이 아까워서 획 돌아서는 것을 보고는, 「어리석기는 너가 나에게 주는 것보다 더 맛있는 것을 더 많이 줄텐데 왜? 그것을 몰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리 주위에는 이 어린이들처럼 3가지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를 생각해 본다. 내 것을 내놓고, 나 자신을 비운다는 것은 영적인 삶에서 근본적으로 요구되는 요소(마태 16장 24절 참조)이다. 우리는 이런 훈련을 하기 위해서 향심기도를 할 때, "거룩한 단어"을 선택하여 「내가 내 안에서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고, 주님이 내 안에 주인이 되시여, 내 안에서 활동하시고, 나를 당신과 변형적인 일치를 이루도록 나를 맡긴다」는 지향를 갖고, 나의 의식에 "거룩한 단어"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는 나의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가부좌를 틀고 않아서 기도를 하려고 할 때, 주님께 비워드린 내 마음의 궁전에 쉴 새 없이 여러 가지 사고들로, 즉 분심잡념들이 자기 방인양 들락거리니 말이다. 그러나 나는 나의 마음에 주님을 모시고자 쉴새 없이 오는 사고들을 떠나보낸다(Let it come, Let it go!). 이렇게 떠나보냄의 수련은 나의 애착과 집착에서 해방되는 데 큰 힘이 된다.
그러기에 나는 오늘도 향심기도 중에 "Let it come, Let it go"하면서 주님께 이렇게 나를 봉헌한다. "주님 이런 나의 수용적인 노력을 보시고, 내 마음을 차지하시고, 나를 주관하시고, 나를 변형시켜 주시어 당신을 닮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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