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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홍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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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화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남원에 새 감사가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부임한 첫날 아침 세수를 할 때 머슴이 비누를 가져왔습니다. 그 당시 비누라고 하는 것은 팥가루였습니다. 감사는 시골에서 글공부는 많이 했지만 비누를 본 것은 생전 처음이었습니다. 감사는 생각하기를 이 고장에서는 세수를 할 때 팥가루를 먹는 습관이 있는가 보다 하고 양치물로 그 팥가루를 한숨에 꿀꺽 삼켜버렸습니다. 이것을 보자, 머슴은 참다못해 웃음을 터뜨리고 신하 중 한 사람이 용기를 내서 “대감님! 그 팥가루는 자시는 것이 아니라 물로 개서 얼굴을 씻는 비누이옵니다.”라고 말하자, 감사는 정색을 하고 소리 지르기를 “내가 그걸 몰라서 먹은 줄로 아느냐? 너희들은 얼굴만 빤질빤질하게 닦지만, 나는 마음을 닦으려는 것이다.”라고 대답하더랍니다. 이 이야기는 외모의 깨끗함보다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진실하게 단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 하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기의 내면보다 외모를 꾸미는 데 열중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모일간지에서 외국 화장품 회사들이 한국을 판매대상국 제 1위로 뽑을 만큼, 우리나라 여성들이 외모를 꾸미는 데 열중한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남자가 쓰는 화장품도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더우기 사람들은 바르고 칠하는 데 만족하지 못하고 쌍꺼풀을 만든다든가, 얼굴을 뜯어고치는 사람도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여자든 남자든 간을 막론하고 얼굴과 몸치장을 하는 데 소요하는 돈과 정력(노력)을 마음을 닦는 데 썼다면, 이 세상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고, 이미 천국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향심기도를 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을 닮은 하느님의 사람이 되고자 , 즉 변형적 일치를 위하여 적어도 매일 두번씩 의자에 앉든 혹은 가부좌로 앉든 침묵 가운데 거룩한 단어를 우리 의식 속에 떠올리면서 우리 안에 계신 주님이 우리 안에 활동하시고, 나를 주관하시도록 그분께 나를 맡깁니다. 향심기도의 목적은 하느님을 닮은 변형적 일치에 있습니다. 기도할 때 우리가 아무런 힘도 없지만, 또한 어떤 인간적인 화장품도 쓰지 않지만, 우리를 주님께 맡기면 하느님은 당신의 사랑으로 우리의 믿음 안에서 변형적인 일치를 방해하는 것을 없애주시고, 당신 사랑을 받아들이게 하여, 당신의 아름다운 사랑으로 우리를 고귀하고 아름답게 하십니다. 다시 말해서 향심기도는 우리 안에 성삼위의 내적 생명이 진행되어 우리의 모습을 영육으로 새롭게 꽃피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명실 공히 주님의 아름다운 자녀들이 되기를 희망한다면, 아무리 가정과 사회가 바쁘더라도 외모를 꾸미는 그 정성의 10분의 1이라도 마음의 단장을 위하여 힘쓸 것입니다. 사실 아침 20분과 저녁 20분, 하루 총 40분 동안 향심기도를 한다는 것은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 8시간을 제외하고 16시간(960분)중에 5%밖에 할애하지 않는 셈입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바쁜 전쟁터에서도 매일 고요히 명상하는 시간과, 마음을 가라 앉혀 성서를 읽는 시간을 잠시 동안이라도 가졌다고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깨끗하게 단장하는 것만이 나 자신과 우리의 가정, 더 나아가 사회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비결이며, 그 길은 신앙의 길에서 제일이요, 그 길로 가는 방법은 향심기도가 아닌가?... 라고 다시 생각해 봅니다.

- 정하상바오로 영성관, 김기홍 베르나르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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