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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인수 요한 신부 <pisi@yaho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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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성산동 성당 제대 구유 사진>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이사 9,1).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양떼를 지키는 목자들에게은 큰 빛으로 오시는 아기 예수님의 탄생의 소식을 듣고서 믿고 받아들입니다. 목자들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순박한 목동이라기보다는 당시의 사회에서는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윤리적으로 문제시 되었던 부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분법적으로 말하자만 어둠에 속하는 사람으로 취급되었습니다. 이런 이들에게 빛이 제일 필요합니다. 그들에게 주님의 천사가 다가오고 그리스도 탄생의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이 기쁜 소식을 접하고 빛과 기쁨에 휩싸인 감동으로 목자들은 자신들의 마니피캇을 노래하고 하느님을 찬양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에 대한 첫 번째 기쁜 소식의 전파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성탄 축하 카드를 받으면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마굿간과 구유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물과 냄새로 가득하며 어수선합니다. 특히 약한 아기를 눕힐 자리가 아닙니다. 그러한 장소가 예수님의 첫 보금자리로 택하여졌다는 것은 예수님을 맞이하는 거룩한 성탄의 밤에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서 위안이 되고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용기를 가지게 합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큰 빛이신 예수님께서 오셨습니다. 받아들일지 거부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대림시기 동안 우리는 초를 준비하고 하나씩 하나씩 밝혔습니다. 마리아께서 참 빛의 탄생을 준비하셨듯이 우리도 우리의 삶 속에서 밝힐 큰 빛의 해산을 위한 준비였습니다. 이 작은 빛의 준비로 큰 빛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였던 것입니다. 열 처녀의 비유에서처럼 준비하였던 기름을 채운 등잔을 밝혀 우리에게 오시는 신랑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잘 갖추어졌지만 이미 채워진 여관에서는 예수님이 탄생하실 수 없었습니다. 누추하고 자격이 없지만 비워지고 가난하고 겸손한 이, 하느님을 위한 자리를 기꺼이 내어드리는 이가 바로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우리가 바로 그러한 사람들이 되어서 천사들과 함께 소리 높여 하느님을 이렇게 찬미합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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