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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지호 목사 <yisser@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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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승천(사도1:6~14)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환경과 물질에 영향을 받을 밖에 없는 존재인지를 잘 압니다. 우리 신체는 물질로 되어 있고, 우리는 밥과 물을 먹어야 살 수가 있습니다. 파스칼이 <팡세>에서 말한 것처럼, 우주는 팔을 뻗어 인간을 때려눕힐 필요가 없습니다. 한 개의 물방울이나 수증기로 인간은 죽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우리는 인간의 이런 물질적인 차원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이런 물질적인 차원에만 매여 있는 존재가 아님을 압니다. 우리는 갈대입니다만, 생각하는 갈대입니다. (사실, 우리 인간의 물질적인 차원은 아주 중요합니다만, 문제는 여기에 우리의 어떤 욕구와 정서가 뒤섞일 때 일어납니다. 그때 우리는 물질을 물질로 보지 못합니다.)
생각은 어떻습니까? 의식에 늘 흐르고 있는 생각들은 생각일 뿐입니다만, 우리의 생각은 우리의 욕구와 정서로 얼룩져, 우리는 생각을 단순히 흘러가는 생각으로 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떨 때는 무시 받음으로 분노하고 또 어떨 때는 작은 칭찬에 우쭐거립니다. 또 도저히 바꿀 수 없다고 고집하기도 하지요. (저는 지금 누구를 판단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렇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 땅위에 온전히 성육신하셨습니다. 그분은 유혹도 받으시고, 우리와 더불어 먹고 마셨으며, 웃고 우셨고, 마침내 고난의 십자가까지 지셨습니다. 그분은 온전히 사람이 되셨습니다. 동시에 그분은 또한 부활 승천하시어, 온전히 우리의 하느님이 되셨습니다. 그분의 성육신, 삶, 죽음, 부활 승천은 우리의 삶의 핵심이며 본질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앞에 삶과 죽음이 있는 것처럼, 부활과 승천도 우리 앞에 있습니다.
토마스 키팅 신부님은 이렇게 말씀해 줍니다: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시면서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는 것은 어떤 지리적이 장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셨다는 뜻이다. 특히 그분께서는 우리 존재의 가장 깊은 곳을 꿰뚫으셨고, 우리의 분열된 자아는 그분의 신격 속에 녹아들었으며, 이제 우리는 그분께서 보내주신 성령의 직접적 영향 아래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밥을 먹을 때나 거리를 걸을 때에도 우리 안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살고 활동하며 세상을 내면적으로 변화시키신다. 이런 변화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이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나타난다.”(토마스 키팅, 그리스도의 신비, 바오로딸, 160쪽)
그리스도께서 부활 승천하시어, 우리 가운데로 들어오셨습니다. 우리의 분열된 자아 속에, 그래서 물질을 물질로 보지 못하고, 생각을 생각으로 받지 못하는 우리 안에, 그분은 구름을 뚫고 들어오셔서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바라보도록 하십니다. 주님의 부활 승천은 우리의 새로운 의식에로의 눈뜸입니다. 나 자신을 새롭게 만나고 이 세상과 이웃을 새롭게 만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것으로만 그치지 않으시고, 우리가 그런 눈으로 세상으로 나아가도록 하십니다. 이제 곧 하느님은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셔서, 우리를 예루살렘으로, 유다로, 사마리아로, 땅 끝으로 내보내실 것입니다. 세상 속에서, 별 의미 없어 보이는 반복되는 일상으로 내보내실 것입니다. 그곳에서 우리의 할 일을 알려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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