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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공회)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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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오늘 저는 엠마오로 가는 두 사람과 함께 길을 떠납니다. 길을 가며 주님께서 당신 말씀으로 저의 내면도 읽어 주시기를 바라며 여정을 출발합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사람처럼 요즘 제 마음도 많이 무겁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러시지요? 두 사람은 고개를 숙인 채 무거운 마음을 주고 받으며 걷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에 예수께서 다가와 나란히 걸어가십니다. 엠마오로 가는 여정이 두 사람에서 세 사람으로 늘어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도 달라졌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색했던 동행이 친밀한 동행으로 바뀌었고,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운 마음으로 변했습니다. 예수님의 현존으로 인해 변화된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자신의 길에 동행하고 계신 주님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 이해하기 어려운 것인데 저 또한 그랬습니다. 지금도 늘 그렇게 어리석지만, 예전에 제가 상당히 어려움에 처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상황이 힘들게 되자 달라진 것이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게 된 것입니다. 바로 주님께서 얼마나 제 삶속에 가까이 계셨는지를 알게 해주신 것입니다. 책을 통해서, 불연 듯 어느 순간 스쳐가는 영상을 통해서, 꿈속에서 지나간 일들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저를 기도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지금도 항상 나의 인생길에 함께하시는 그 분을 알아보지 못할 때가 많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이제 엠마오의 여정이 더 깊은 친밀감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습니다. 말씀으로 함께 하시던 분이 이제는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시면서 그들과 함께 현존하십니다. 말씀을 들으면서 형성되는 친밀감에서 주님의 몸을 나누며 알게 되는 친밀감으로 나아갑니다. 여기에 깊은 체험이 있고 드디어 주님을 더 깊은 친밀감 가운데 알아보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그 후에 갑자기 예수님께서 사라지십니다. 이것을 헨리 나웬은 예수님과의 가장 깊은 일치는 그분의 부재 중에 일어나는 일치의 신비이다.’라고 해석합니다. 참으로 놀라운 통찰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이 예수님과 가장 친밀한 일치에 들어가는 그때, 그분은 당신을 감추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3년 동안 함께 걷고, 말씀을 나누고, 식사하시고, 치유하시는 동안 그들은 주님과 함께 머물렀고 그분 곁에 있었습니다. 제자였고, 벗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일치감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주님과의 깊은 일치는 우리의 어떤 기능으로도 파악할 수 없는 신비입니다. 주님은 분명 우리 안에서 가장 가까이 살아 숨쉬고 계시지만 그것은 우리의 감각과 느낌으로 포착할 수 없이 저 너머에 머무는 신비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향심 기도 가운데 깊은 침묵의 순간에 빠질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의 기능으로는 전혀 알아차릴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분은 우리와 함께 계시지만, 계시다고 하는 그 순간 우리의 감각 너머로 사라져 현존하시는 분이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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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성령과 함께하는 기도인 향심기도 2024.05.12 2940 이준용 신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18호 _ 2024년 4월 28일 부활 제5주일 _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4) 2024.04.28 3163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600 삼위일체 대축일 2014.06.15 2190 김지호 목사 <yisser@hanmail.net>
599 성령 강림 대축일 2014.06.07 2146 김지호 목사 <yisser@hanmail.net>
598 주님 승천 대축일 2014.06.01 2235 김지호 목사 <yisser@hanmail.net>
597 부활 제6주일 2014.05.25 2277 (성공회)변승철 요한 신부<yuleum@hanmail.net>
596 부활 제5주일 2014.05.17 2239 (성공회)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595 부활 제4주일 2014.05.10 2211 (성공회)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 부활 제3주일(생명 주일) 2014.05.03 2155 (성공회)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593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2014.04.26 2113 전주희 목사 <rising223@hanmail.net>
592 예수 부활 대축일 2014.04.19 2112 전주희 목사 <rising223@hanmail.net>
591 주님 수난 성지 주일 2014.04.13 2319 전주희 목사 <rising223@hanmail.net>
590 사순 제5주일 2014.04.06 2311 전주희 목사 <rising223@hanmail.net>
589 사순 제4주일 2014.03.27 2549 윤행도 가롤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588 사순 제3주일 2014.03.24 2443 윤행도 가롤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587 사순 제2주일 2014.03.15 2621 윤행도 가롤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586 사순 제1주일 2014.03.09 3021 윤행도 가롤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585 연중 제8주일 2014.02.28 2935 윤행도 가롤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584 연중 제7주일 2014.02.22 2971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67@hanmail.net>
583 연중 제6주일 2014.02.17 3152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67@hanmail.net>
582 연중 제5주일 2014.02.08 3292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67@hanmail.net>
581 주님 봉헌 축일 2014.01.30 3304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6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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