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6 19:02

사순 제5주일

조회 수 4687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작성자 성공회 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나도 네 죄를 묻지 않겠다”(요한 8,11)

 

무너진 마음을 주님께서 위로해 주신다.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혀온 여인, 그 여자의 마음이 오죽했겠는가! 부끄러움과 수치심으로 온 몸이 얼어붙어 있었을 것이다. 아니 차라리 그 자리에서 빨리 죽고 싶었으리라. 이 여자가 밟고 서 있는 땅은 너무나 외롭고 슬펐으리라.

우리의 삶은 연약해 졌을 때 어디선가 불연 듯 따스한 바람이 불어온다. 신비스럽고 놀라운 일이다. 깊이 절망하고 있을 때 누군가 다가와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건넨다. 그리고 우리의 가슴은 그 위로의 손길로 파릇한 싹이 돋아나 싱그러운 열정을 되찾는다. 이것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삶의 신비이다.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혀온 여자, 이 여자가 절망으로 무너져 내린 그 곳에 바로 예수님께서 계셨다. 그녀가 한 없이 연약하고 메마른 황무지가 되어 마음 바닥이 다 갈라졌을 때, 바로 그 앞에는 샘솟는 물이 강물처럼 흘러가게 하시는 예수님께서 계셨다. 주님의 현존은 그 자체로 그 여자에게 보호막이 되고 피난처가 된다. 아무도 그 여자를 보호해 줄 수 없지만 주님께서는 당신의 방법으로 이 여자를 지켜주신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요한8,7)

 

주님은 그 여자 앞에서 아무 말 없이 그녀보다 더 낮은 자세로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땅바닥에 무엇인가 쓰고 계셨다. 그 여자보다 높이 계시지 않고 한껏 몸을 굽혀 낮추셨다. 그 낮추신 주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 여자에게는 깊은 위로가 되고, 그 폭풍의 한가운데에서도 잔잔한 평화가 된다. 자신을 낮추신 주님은 수모와 치욕으로 짓밟힌 그 땅위에 당신의 말씀을 새기고 계신다. 상처와 피로 얼룩진 그 땅을 위로하고 계시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말씀은 한 영혼에게 대단한 힘이 되어 새 살이 돗는 말씀으로 새겨진다.

 

“너의 죄를 묻던 사람은 아무도 없느냐?”

“아무도 없습니다. 주님”

“나도 제 죄를 묻지 않겠다.

어서 돌아가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요한8,10-11)

 

아무도 그 여자에게 비난과 상처의 돌을 던질 수 없었다. 주님의 방법으로 철저히 그 여자를 보호하셨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여자는 자신이 버림받은 땅이 아니라 온 몸으로 맞서 돌을 맞아주시는 주님의 돌봄 받는 땅임을 깊이 깨닫는다.

이 여자에게서 흘러나오는 찬미의 노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야훼께서 시온의 포로들을 풀어 주시던 날, 꿈이든가 생시든가!

그 날 우리의 입에서는 함박 같은 웃음 터지고

흥겨운 노랫가락 입술에 흘렀도다“(시편126,1-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작성자
공지 빛에서 나온 빛 2025.04.21 819 토머스 키팅 / 이청준 편역
공지 웨인 티스테일, ⌜신비가의 마음⌟ 2025.03.17 1138 이청준 신부 역
공지 2025년 사순 제2주일 3월 11일(화) '주님의 기도' 2025.03.14 1093 이청준 신부
공지 2025년 3월 10일(월) 사순 제1주일 월요일 2025.03.12 1046 이청준 신부
공지 2025년 3월 2일 연중 제8주일 2025.03.12 1086 이청준 신부
공지 2025년 2월 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 미사 2025.02.12 1114 이청준 신부
공지 2025년 1월 29일 수요일 설 2025.02.03 950 마산교구 사파동 성당 이청준 신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45호 _ 2024년 11월 24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성서 주간 file 2024.12.19 1232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공지 성령께 드리는 기도 _ 라틴어 '성령 송가'의 풀이 : 7쪽, 4연 ~ 마지막 단락까지 2024.11.11 1454 토머스 키팅 신부//이청준 신부 번역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41호 _ 2024년 10월 27일 연중 제30주일 file 2024.11.04 1352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공지 성령께 드리는 기도 _ 라틴어 '성령 송가'의 풀이 : 7쪽에서 1~ 3연 지 2024.11.04 1464 토머스 키팅 신부// 이청준 신부 역
공지 성령께 드리는 기도 _ 라틴어 '성령 송가'의 풀이 : 6쪽에서 4 ~ 6연까지 2024.10.13 1744 토머스 키팅 신부//이청준 신부역
공지 _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36호 _ 2024년 9월 22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2024.10.10 1767 윤행도 가롤로 신부/월영본당 주임
공지 성령께 드리는 기도 _ 라틴어 '성령 송가'의 풀이 : 6쪽에서 1 ~ 3연까지 2024.09.19 1785 토머스 키팅 신부 // 이청준 신부 역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29호 _ 2024년 8월 28일 연중 제21주일 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8) 2024.08.29 1843 윤행도 가를로 신부/월영본당 주임
공지 성령께 드리는 기도 _ 라틴어 '성령 송가' 풀이  _ 5쪽 2024.08.19 1935 토머스 키팅 신부// 이청준 신부 역
공지 성령께 드리는 기도_ 라틴어 '성령송가 '의 풀이 _ 5쪽에서 2연까지.. 2024.08.08 1894 토머스 키팅 신부(이청준 신부 역)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28호 _ 2024년 7월 28일 연중 제17주일(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7) 2024.08.01 1817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공지 영혼의 안식을 얻을 것입니다 2024.08.01 1788 서인석 신부
공지 따름과 포기 2024.07.24 1761 임선 수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23호 _ 2024년 6월 23일 연중 제12주일 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6) 2024.07.08 1705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공지 두려워 하지말라. 2024.06.23 1719 임선 수녀
공지 부르심 2024.06.18 2336 임선 수녀
공지 자비하신 마음 2024.06.10 2361 임선 수녀
공지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성혈 대축일 _ 그리스도의 몸 2024.06.03 2261 토머스 키팅 신부
공지 향심기도는 삼위일체의 신비에 동참하는 기도다. 2024.06.03 2362 이준용 신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제2619호주보 _ 2024년 5월 26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5) 2024.06.03 2212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공지 성령 강림의 신비를 체험하는 향심기도 2024.05.20 2391 이준용 신부
공지 신성화되는 은총을 체험하는 향심기도! 2024.05.12 2451 이준용 신부
공지 성령과 함께하는 기도인 향심기도 2024.05.12 2381 이준용 신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18호 _ 2024년 4월 28일 부활 제5주일 _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4) 2024.04.28 2577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540 부활 제4주일 2013.04.20 4112 예수랑 교회 전주희 목사 truth <rising223@hanmail.net>
539 부활 제3주일 2013.04.15 4560 예수랑 교회 전주희 목사 truth <rising223@hanmail.net>
538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2013.04.07 4152 예수랑 교회 전주희 목사 truth <rising223@hanmail.net>
537 예수 부활 대축일 2013.03.30 4252 성공회 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536 주님 수난 성지 주일 2013.03.23 4806 성공회 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 사순 제5주일 2013.03.16 4687 성공회 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534 사순 제4주일 2013.03.15 4337 성공회 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533 사순 제3주일 2013.03.15 4349 성공회 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532 사순 제2주일 2013.03.15 4184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531 사순 제1주일 2013.03.15 4224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530 연중 제5주일(설) 2013.03.15 3813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529 연중 제4주일 2013.03.15 3908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528 연중 제3주일 2013.03.15 3829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527 연중 제2주일 2013.03.15 3781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526 주님 세례 축일 2013.03.15 3830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525 주님 공현 대축일 2013.03.15 3726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524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2013.03.15 3822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523 대림 제4주일 2013.03.15 3619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522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2013.03.15 3816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521 대림 제2주일 2013.03.15 4057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56 Next ›
/ 5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