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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성공회 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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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루가13, 3)
지난 해 안식년을 맞아 30일 피정을 할 수 있는 은총을 받았다. 내 인생에 가장 행복했던 참으로 감격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때 오늘 말씀에 나오는 ‘회개’와 관련하여 잊을 수 없는 경험이 있었다.
피정 9일째였다. 주님의 현존 안에 머물며 몸과 마음이 아주 가벼워지고 있었다. 피정을 시작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과 마주 친다는 사실이 두렵게 느껴지고 있을 때, 주님은 조용히 다가오셔서 나를 안아주셨다. 그리고 ‘두려워하지 말고 당신 곁에 머물라’고 하셨다. ‘너는 용서받고 치유되었다. 이제는 네 안에 있는 어둠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신다. ‘내가 너를 안아주고 받아준 것 같이 너도 네 안의 어둠을 안아주고 감싸주어라’고 말씀하신다. 피정이 진행되면서 내가 얼마나 사랑받고 용서받고 있는 존재인지를 절감하며 감사와 행복에 가득차 춤추고 있었다.
피정 9일째 되던 날, 점심식사 후 맑은 공기를 마시러 산으로 산책을 다녀온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기도를 할 참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20분의 휴식이 끝나갈 무렵 주님은 나를 선명하게 깨우셨다. 그리고 조금 엄한 음성으로 ‘성당으로 들어오너라’하고 말씀하셨다. ‘무슨 하실 말씀이 계십니까?’하고 여쭈니 ‘그렇다’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님은 1시간이 채 못 되는 약 50여분 동안 나를 깊이 깨우쳐 주셨다. 나에게 주신 사랑을 일깨우시며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또렷하게 알려주셨다. 정말로 깊은 통회의 시간이었다. 내 잘못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분명했기 때문이다.
“너는 모든 것을 용서받기를 바라고, 있는 그대로 사랑받기를 바라면서 왜 다른 사람에게는 그토록 인색하고 편협하게 행동하느냐? 너는 남에게 판단받기를 싫어하면서 왜 다른 사람에게는 그토록 냉정하게 판단하고 정죄하느냐?”는 말씀이셨다. 얼마나 죄송하고 부끄러웠는지... 그리고 사랑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시도록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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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깊은 회개는 그분의 따스한 사랑으로 내 모든 어둠이 깊이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존재의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인간의 응답이리라. 관건은 내가 주님으로부터 깊이 받아들여지는 체험을 갖는 것이다. 그러면 동시에 내 마음도 부드러워져서 나와 함께 사는 이들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 질것이 아닌가. 오늘도 말씀을 들으며 주님께서 내 존재의 깊은 곳에서 활동하시도록 마음을 열며 말씀을 깊이 경청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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