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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행도 가를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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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 나이가 쉰둘인데, 우리나라 남자 평균나이가 77.2세니까 그렇게 많은 나이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새파랗게 젊은 나이도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자신을 젊게 생각하고 있듯이 저도 그렇습니다. 얼마 전 평소 운동하러 다니는 헬스장 트레이너가 저보고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좀 충격을 받았는데, 아마도 그런 생각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나이라고 요즘에는 젊음에 관한 얘기보다 늙음에 관한 얘기가 더 많이 들려옵니다. 이를테면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같은 얘기들이죠.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멋진 말이다 싶습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나이가 들면 자신도 모르게 잔소리가 늘어나게 마련입니다. 들어가는 나이에 비례해서 지혜가 깊어진다면야 두말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문제지요. 이제 곧 일흔이 되는 저희 큰누나만 봐도 예전보다 잔소리가 많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저도 그 나이가 되면 큰누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은퇴한 사제가 지혜가 깃들인 말씀은 고사하고 쓸데없는 잔소리만 늘어놓는다면, 아이고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옵니다.
율법 학자 한 사람이 예수님에게 묻습니다.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시길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첫째가는 계명은 목숨과 정신 그리고 힘을 다하여 한 분이신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들어야만,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만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에 버금가는 계명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지킬 수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죄악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되새겨본다면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 이 말에 빗대어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그리스도 신자의 삶이 깊어질수록 자신의 입은 닫고 귀를 열어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라.”
어머님을 생각하는 계절, 가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좋은 계절에 가만히 앉아 입을 닫고 귀를 열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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