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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규완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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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마르코 9,7)
사도 베드로와
야고버와 요한은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의 당부를 듣게 된다.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그들은 예수님의 이 말씀을 지켜냈다.
헤아려 보면 그 후에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때까지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그 곳에 집을
짓고 영구히 살고 싶을 정도로 황홀함을 직접 체험한 그들이 몸소 겪은 그
광경을 발설하지 않고 침묵할 수 있었다는 일은 거의 놀라운
사건이다.
산에서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하는 소리를 분명히 듣긴 했지만 그 첫번째 일이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침묵의 분부일 줄이야 상상이나 했겠는가, 결국 그들은 그 일을 해냈다.
예수님의 부활을 확실하게 믿는 가운데 예수님의 변모 사건은 더욱 눈부실 수 밖에
없을 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하늘 아버지와 다시 함께 계시는 모습을
상상으로가 아니라 예수님의 변모 사건으로 직접 체험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향심 기도를 할 때 거룩한 단어로 돌아가는 일이 그지없이 신비롭기만
하다.
우리를 유혹하는 숱한 생각들을 떠나 보낼 때마다
우리는 부활 승천하신 예수님과 함께하는 순간을 맞이한다고 믿는다면 아주
부드럽게 거룩한 단어로 돌아가는 일이 수 없이 반복된다 한들 무슨
상관이겠는가.
사순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가 온갖 유혹과 욕망의 굴레로 시달린다 하더라도 주님의 나라에 대한 확신을 키워가는 일에 감히 맞설 수 있는 세력은 아무 것도 없음을 믿으면서 그 분의 말씀을 듣는 일에만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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