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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건종 목사 salllee@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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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율법 가운데 어느 계명이 중요합니까?”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여라’ 하였으니,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으뜸 가는 계명이다. 둘째 계명도 이것과 같은데,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한 것이다. 이 두 계명에 온 율법과 예언서의 본 뜻이 달려 있다.”(마태 22:34-40)

이번 주일 말씀은 “가장 중요하고 으뜸가는 계명”이면서 역시 가장 어려운 말씀입니다. 다른 공관복음서에는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뜻을 다하여” 외에 “네 힘을 다하여”라는 문구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제가 청년시절에는 나의 마음과 뜻을 봉헌할 수 있다는 것으로 기뻤고, 그 한 가지 일념이 나의 삶을 이끌어 왔습니다. 그러나 인생을 조금 알게 되면서 깨닫게 된 것은 그것은 내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다하라”라는 계명은 자신에게 있는 것을 조금도 남김없이 다 쏟아내고 비워내라는 것인데, 과연 그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치밀하지 못한 제 생각으로는 어느 정도 열심히 하면 봐 주시겠지 라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차치하고 제 아내를 사랑하는 것도 내게는 너무 어렵습니다. 얼마 전에도 제 아내에게 심한 질책을 받았습니다. 제가 제 일에 빠져 있고, 아내에게 무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잘못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되었는데, 제 아내의 지적을 받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결혼해서 30여년 가까이 살아오고 있지만 늘 반복해서 지적받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내가 까다롭다고 생각했고,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가 없어서 난감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아내가 자신의 일에 깊게 빠져있고, 나에 대해 무심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반대로 제가 깊은 외로움과 좌절 같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랑은 합법적인 혼인관계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사랑은 부부로서 의무를 다 한다고 해서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서로의 욕망이 충족되었다고 해서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너무나 섬세해서 두 사이에 아주 작은 틈이라도 있으면 빠져나가 버립니다. 저는 목회자로서 다른 것에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제게 주어진 사명에 최선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목회자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 했을 뿐이지 주님을 사랑한 것이 아닙니다. 마음은 그것이 사랑인지 아닌지 스스로가 압니다.

이제는 사랑하고자 하는 그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나의 영혼조차 당신 안에서 잃어버립니다. 당신 외에는 아무도 없고 당신의 사랑만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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