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5 07:49

연중 제29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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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건종 목사 salllee@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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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바리새파 사람들이 나가서 어떻게 하면 말로 트집을 잡아서 예수를 올무에 걸리게 할까 의논하였다.…“선생님의 생각은 어떤지 말씀하여 주십시오.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옳지 않습니까?” 예수께서 그들의 간악한 생각을 아시고 말씀하셨다. “위선자들아,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세금으로 내는 돈을 나에게 보여 달라.” 그들은 데나리온 한 닢을 예수께 가져다 드렸다. “이 초상의 것은 누구의 것이며, 적힌 글자는 누구를 가리키느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황제의 것입니다.” 그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마태 22:15-22)

……그러면 그것은 무엇을 뜻합니까? “하나님의 말씀은 네게 가까이 있다. 네 입에 있고, 네 마음에 있다.”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전파하는 믿음의 말씀입니다. 당신이 만일 예수는 주님이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사람은 마음으로 믿어서 의에 이르고, 입으로 고백해서 구원에 이르게 됩니다.(로마 10:1-10)

복음서의 “선생님의 생각은 어떤지 말씀하여 주십시오”라는 문구와 서신서의 “마음으로 믿으면”이라는 문구가 서로 대비되고 있습니다. 생각의 길과 마음의 길이 이렇게 하늘과 땅처럼 다른 것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관상기도를 배우면서 귀가 따갑게 “생각을 놓아버림”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생각”이라는 것이 그렇게 고상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 “생각”이란 이제까지 내가 살아온 삶의 방식이며 나를 지탱하고 나를 보호하고 나를 확장해 나가는 수단이라는 것, 다시 말하면 하나님 없이 살아온 나의 총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큰 충격이었고, 그것을 안다는 것은 내가 온전히 발가벗겨지고 해체되는 것과 같은 아픔이었습니다.

나는 목회자로서 20여년 목회를 하면서 많은 큰 일들을 지나왔는데, 부끄럽게도 첫 번째 내가 알게 된 인식은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도 정말 하나님의 뜻을 묻는 기도를 한 번도 한 적이 없구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기도하기 전에 이미 나에게는 치밀한 계산이 있었고, 합리적인 이유를 갖고 있었으며, 더욱이 고상한 가치와 철학으로 치장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것을 포기하거나 내려놓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나는 나의 목회가 다른 교회와 비교해 볼 때, 비교적 개혁적이고 진보적이며 영적이었으며, 나는 목회자로서 다른 목회자와 비교할 때 자신의 성공이나 이익을 탐하지 않는 비교적 깨끗한 목회자라고 자부하며, 그것을 나의 생명처럼 여기고 있었습니다. 나는 놀랍게도 나의 상식과 행동에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그 순간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하나님 없이, ‘생각’의 인도를 받아 살아온” 탕자의 얼굴이었습니다.

영적 여정을 걸어가면서도 여전히 ‘나의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기도 속에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여러 생각들 사이를 즐겁게 뛰어다니고 있고, 영적 동반하는 기도의 동반자들에게 ‘나의 생각’을 진리처럼 슬쩍 강요하는 것을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중심의 ‘영적인 마음’은 이제 그것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그 생각은 그저 청명한 가을 하늘에 가끔씩 떠다니는 황홀한 구름조각일 뿐입니다. 벌거벗겨진 내 모습 그대로 그 분 앞에 오롯이 앉아 있을 때, 내 마음과 내 가슴이 온전히 그분께 열려 있을 때, 그분의 말씀이 내 입에 있고, 그분이 내 마음에 계십니다. “그것이(내가) 있는 곳에 하나님이 계십니다.”(마이스터 에크하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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