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작성자 | 윤행도 가를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
---|
얼마 전 신문을 보다가 새로 나온 책을 발견하고는 인터넷서점에서 구입하여 읽게 되었는데 그 책의 제목이 ‘한국종교를 컨설팅하다’입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수많은 종파들 중에서 불교와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이렇게 다섯 종파의 신학자들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종파의 현실을 비판적 시각으로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한 글들을 모은 책입니다.
책의 내용을 일일이 다 말할 수는 없으나 머리말에 나오는 최준식교수(종교문화연구원 이사장)의 글이 책 전체의 내용을 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 한국의 종교들이 물신(Mammon)을 섬기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규모가 조금씩 다를 뿐 거의 대부분의 종교 기관은 끊임없이 돈과 자기팽창 등, 진정한 종교에서 가르치는 이타주의의 정반대 개념인 배타적 이기주위에 빠져 있다.…사회가 그러는 것은…이해할 만하다. 문제가 되는 것은 종교이다. 종교는…욕망을 극복하고 자아팽창이 아니라 자기를 소멸 혹은 초월하라고 가르치면서 정작 구성원들이 실제로 하는 행동은 사회의 것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과연 한국 종교계에 종교성(영성)이 존재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단도직입적인 대답으로 나는 한국 종교계는 영성이 대단히 빈약하다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영성이 강하다면 한국 종교계가 이렇게 물질 중심 혹은 유일주의로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영성이 약하면 물성은 강해지는 법이고 이것은 만고의 진리이다.”
최교수는 한국 종교계의 영성이 빈약한 증거로 개신교의 지나친 물적팽창(세계 최대의 교회, 세계 50대 교회의 절반 이상이 한국에 있음)과 현세적인 복에 매여 있는 모습(조용기 목사의 삼박자 축복), 무리한 해외선교, 불교 스님들의 ‘불공장사,와 ’사찰확장공사, 투명하지 못한 재정, 호화로운 사생활, 천주교의 천진암 100년 성당 공사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최교수의 지적처럼 한국 종교계의 물성은 날로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해인사에서 세계최대의 청동좌불을 만들려다가 많은 반대에 부딪쳐 그만두었고, 얼마 전에는 개신교에서 서울 강남에 2,000억 원짜리 교회를 짓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대구교구에서도 교구설정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400억 원을 들여 성전을 지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몇 년 전에는 통계청이 발표한 교세통계를 두고 한쪽에서는 울상이 되어 야단법석을 떨었고 다른 한 쪽에서는 표정 관리하느라 애썼지요. 외적인 자기팽창에 애쓰는 모습이나 신자 몇 명 줄어들고 늘었다고 울고 웃고 하는 모습이 오십 보 백 보, 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종교의 영성이 약해지면 물성이 강해지는 법이라고, 그것은
만고의 진리라고 한 최교수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아울러 한국 종교계, 특히 한국 천주교의 영성이 약해진 이유가 저 자신으로부터 비롯되고
있음을 깊이 반성합니다.
번호 | 제목 | 날짜 | 조회 수 | 작성자 |
---|---|---|---|---|
공지 |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성혈 대축일 _ 그리스도의 몸 | 2024.06.03 | 0 | 토머스 키팅 신부 |
공지 | 향심기도는 삼위일체의 신비에 동참하는 기도다. | 2024.06.03 | 0 | 이준용 신부 |
공지 | 가톨릭 마산교구 제2619호주보 _ 2024년 5월 26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5) | 2024.06.03 | 0 |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
공지 | 성령 강림의 신비를 체험하는 향심기도 | 2024.05.20 | 10 | 이준용 신부 |
공지 | 신성화되는 은총을 체험하는 향심기도! | 2024.05.12 | 8 | 이준용 신부 |
공지 | 성령과 함께하는 기도인 향심기도 | 2024.05.12 | 6 | 이준용 신부 |
공지 |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18호 _ 2024년 4월 28일 부활 제5주일 _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4) | 2024.04.28 | 16 |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
158 | 성탄 대축일 묵상 - 수동의 기도생활 | 2013.03.14 | 3200 |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
157 | 대림 제4주일 묵상-꽃이 되고 싶어 하시는 하느님 | 2013.03.14 | 3027 |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
156 | 대림 제3주일 묵상 - 골방에서 비밀로 하는 기도 | 2013.03.14 | 3532 |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
155 | 대림 제2주일 묵상-길 위에서 기도하며 가는 인간 | 2013.03.14 | 3461 |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
154 | 대림 1주일 묵상 - 겸손한 기도생활 | 2013.03.14 | 3223 |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
153 | 그리스도왕 대축일 묵상-감사기도, 그리스도인의 | 2013.03.14 | 3042 |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
152 | 연중 제 33주일 묵상 - 기도의 형태와 자세 | 2013.03.14 | 3074 |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
151 | 연중 제 32주일 묵상 - 위령성월을 맞이하며 | 2013.03.14 | 3325 |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
150 | 연중 제 31주일 묵상 - 예수님을 본받아 | 2013.03.14 | 3046 | 박순원 신부 |
149 | 연중 제 30주일 묵상 - 기도하는 이들의 씨앗 | 2013.03.14 | 2826 | 박순원 신부 |
148 | 연중 제 29주일 묵상 - 소화 데레사 성녀처럼 | 2013.03.14 | 3442 | 박순원 신부 |
147 | 연중 제 28주일 묵상 - 우리가 입을 예복 | 2013.03.14 | 3059 | 박순원 신부 |
146 | 연중 제27주일 묵상 - 상속자가 원하시는 일 | 2013.03.14 | 2859 | 박순원 신부 |
145 | 연중 제 26주일 묵상 - 하늘나라에서 위대한 분 | 2013.03.14 | 3205 | 김종봉 요한 신부 baramjohn@hanmail.net |
144 | 연중 제25주일 묵상 - 하느님의 판단 기준 | 2013.03.14 | 3152 | 김종봉 요한 신부 baramjohn@hanmail.net |
143 | 연중 제24주일 묵상 - '이해' 더하기 '희생'은 | 2013.03.14 | 2840 | 김종봉 요한 신부 baramjohn@hanmail.net |
142 | 연중 제23주일 묵상 - 하느님의 뜻대로 | 2013.03.14 | 3179 | 김종봉 요한 신부 baramjohn@hanmail.net |
141 | 연중 제22주일 묵상 - 하느님의 일을 하시게.. | 2013.03.14 | 3129 | 차덕희 알벨도 수녀 bert276@hanmail.net |
140 | 연중 제 21주일 묵상 - 너에게 내가 누구냐? | 2013.03.14 | 3209 | 차덕희 알벨도 수녀 bert276@hanmail.net |
139 | 연중 제 20주일 묵상 - 믿음이 장한 여인아! | 2013.03.14 | 3204 | 차덕희 알벨도 수녀 bert276@hanmail.net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