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조회 수 3785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작성자 정명희 소피아 수녀 sophiach@hanmail.ne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9월 21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경축 이동 (루카 9,23-26)

오늘 많은 신자들이 순교의 정신을 함께 기억하기 위해 대축일을 이동하여 지내는 날입니다. 항상 이 날이 되면, 성가 287번을 끝 절까지 불러야 직성이 풀립니다.
287번 이절 가사입니다. “동지사 오가던 길 삼천리 트였건만 /복음의 사도 앞에 닫혀진 조국의 문 /겨레의 잠 깨우려 애타신 그의 넋이/ 이역의 별빛아래 외로이 슬펐어라.” 이역의 별빛아래 외로움은 문화와 환경을 넘어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다른 문화 속에 생활하고 있다는 것은 고독함을 가져다주는 기회라고 봅니다. 신앙인은 가끔은 고독할 필요도 있지요. 고독은 자기 자신과 만나게 해주며 또 하느님과의 친밀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우리 삶에서 고독이 습관화되지 않으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도 친밀하게 지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영적 생활은 고독 안에 자리 잡지 않으면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아서 쉽사리 무너집니다.
아마 김대건신부님도 가족을 떠나 고독한 생활을 많이 해서 자신을 내어주기가 더 쉬었는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이든 이웃이든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확고한 자아의식이 필요한데 신부님은 일찍부터 가족을 떠났고, 언어를 익히기 위한 신학교 시절은 마치 조용한 모태 안에서 자아의 독자적인 영역이 간파되듯 고독을 통해 자기 자신과 친해지는 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복음적 가치로서의 그의 고독은 조선의 공동체 복음화를 위한 열정으로 승화되어 3절의 내용을 이룰 수 있었으리라 봅니다. ‘해지는 만리장성 돌베개 삼아자고 / 숭가리 언저리에 고달픈 몸이어도 /황해의 노도엔들 꺾일 줄 있을 소냐 / 장할 쏜 그 뜻이야 싱싱히 살았어라.’
오늘 복음말씀 구절입니다.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고독함이 가져다주는 십자가, 이 또한 주님을 따르기 위한 양식이 되고 밑거름이 됩니다.
몇 해 전, 미국에서 순교자 대축일 미사에 참석했던 날이었습니다. 언어나 환경에서 오는 어려움이 많던 시기라 김대건신부님뿐만 아니라 103위 성인들에 대한 기도와 열정을 가지고 미사참례를 했습니다. 미사 후에 본당신부님이 잠시 만나자고 해서 기다렸는데 봉투를 하나 건네면서 “오늘은 한국 순교자의 날이니 기뻐하고 즐겁게 지내라”고 했습니다. 너무나 뜻밖의 선물을 받은 저는 ‘우리 순교성인들이 현대를 사는 나에게 이런 은혜를 베풀다니!’ 하며 감격했습니다. 그 미사에 혼자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교회 공동체와의 친밀감이 더욱 크게 형성되고, 순교의 정신을 더 고취시킬 수 있었습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다고만 생각한 이 날이 이렇듯 관계가 깊어진 적은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고독안에서 자신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보다 더 깊고 강한 유대를 체험하고 성인들과의 통공은 결국 인간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하느님의 작품이라는 진리를 겸손하게 인정할 수 있었습니다.
매순간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열정을 고독함 안에서 정화시켜 나간다면 ,우리는 바오로의 말씀을 더 실감하며 살아갈 수 있겠지요.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혹 위험이나 칼입니까? ’(로마8,3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작성자
공지 2025년 6월 15일(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강론 2025.06.21 24 마산교구 사파성당 이청준 신부
공지 빛에서 나온 빛 2025.04.21 839 토머스 키팅 / 이청준 편역
공지 웨인 티스테일, ⌜신비가의 마음⌟ 2025.03.17 1153 이청준 신부 역
공지 2025년 사순 제2주일 3월 11일(화) '주님의 기도' 2025.03.14 1107 이청준 신부
공지 2025년 3월 10일(월) 사순 제1주일 월요일 2025.03.12 1054 이청준 신부
공지 2025년 3월 2일 연중 제8주일 2025.03.12 1097 이청준 신부
공지 2025년 2월 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 미사 2025.02.12 1123 이청준 신부
공지 2025년 1월 29일 수요일 설 2025.02.03 958 마산교구 사파동 성당 이청준 신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45호 _ 2024년 11월 24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성서 주간 file 2024.12.19 1237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공지 성령께 드리는 기도 _ 라틴어 '성령 송가'의 풀이 : 7쪽, 4연 ~ 마지막 단락까지 2024.11.11 1469 토머스 키팅 신부//이청준 신부 번역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41호 _ 2024년 10월 27일 연중 제30주일 file 2024.11.04 1360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공지 성령께 드리는 기도 _ 라틴어 '성령 송가'의 풀이 : 7쪽에서 1~ 3연 지 2024.11.04 1494 토머스 키팅 신부// 이청준 신부 역
공지 성령께 드리는 기도 _ 라틴어 '성령 송가'의 풀이 : 6쪽에서 4 ~ 6연까지 2024.10.13 1759 토머스 키팅 신부//이청준 신부역
공지 _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36호 _ 2024년 9월 22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2024.10.10 1774 윤행도 가롤로 신부/월영본당 주임
공지 성령께 드리는 기도 _ 라틴어 '성령 송가'의 풀이 : 6쪽에서 1 ~ 3연까지 2024.09.19 1788 토머스 키팅 신부 // 이청준 신부 역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29호 _ 2024년 8월 28일 연중 제21주일 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8) 2024.08.29 1860 윤행도 가를로 신부/월영본당 주임
공지 성령께 드리는 기도 _ 라틴어 '성령 송가' 풀이  _ 5쪽 2024.08.19 1964 토머스 키팅 신부// 이청준 신부 역
공지 성령께 드리는 기도_ 라틴어 '성령송가 '의 풀이 _ 5쪽에서 2연까지.. 2024.08.08 1907 토머스 키팅 신부(이청준 신부 역)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28호 _ 2024년 7월 28일 연중 제17주일(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7) 2024.08.01 1825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공지 영혼의 안식을 얻을 것입니다 2024.08.01 1797 서인석 신부
공지 따름과 포기 2024.07.24 1767 임선 수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23호 _ 2024년 6월 23일 연중 제12주일 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6) 2024.07.08 1717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공지 두려워 하지말라. 2024.06.23 1725 임선 수녀
공지 부르심 2024.06.18 2340 임선 수녀
공지 자비하신 마음 2024.06.10 2369 임선 수녀
공지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성혈 대축일 _ 그리스도의 몸 2024.06.03 2267 토머스 키팅 신부
공지 향심기도는 삼위일체의 신비에 동참하는 기도다. 2024.06.03 2371 이준용 신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제2619호주보 _ 2024년 5월 26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5) 2024.06.03 2223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공지 성령 강림의 신비를 체험하는 향심기도 2024.05.20 2400 이준용 신부
공지 신성화되는 은총을 체험하는 향심기도! 2024.05.12 2461 이준용 신부
공지 성령과 함께하는 기도인 향심기도 2024.05.12 2386 이준용 신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18호 _ 2024년 4월 28일 부활 제5주일 _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4) 2024.04.28 2586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320 연중 제4주일 2013.03.14 3717 이청준 신부 fxaverio@hanmail.net
319 연중 제3주일 2013.03.14 3931 윤행도 가를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318 연중 제2주일 2013.03.14 4184 윤행도 가를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317 주님 세례 축일 2013.03.14 4049 윤행도 가를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316 주님 공현 대축일 2013.03.14 3556 윤행도 가를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315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2013.03.14 3419 천정철 요한 신부 kenosis1000@naver.com
314 대림 제4주일 2013.03.14 3844 천정철 요한 신부 kenosis1000@naver.com
313 대림 제3주일 2013.03.14 3853 천정철 요한 신부 kenosis1000@naver.com
312 대림 제2주일 2013.03.14 3650 천정철 요한 신부 kenosis1000@naver.com
311 대림 제1주일('나'해가 시작됨 ) 2013.03.14 3649 오창열 사도요한 신부 ocyjohn@hanmail.net
310 그리스도 왕 대축일 2013.03.14 3869 오창열 사도요한 신부 ocyjohn@hanmail.net
309 연중 제33주일 (평신도주일) 2013.03.14 3346 오창열 사도요한 신부 ocyjohn@hanmail.net
308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요한 2,13-22) 2013.03.14 3945 오창열 사도요한 신부 ocyjohn@hanmail.net
307 11월 2일 - 위령의 날 2013.03.14 4152 오창열 사도요한 신부 ocyjohn@hanmail.net
306 연중 제30주일 (마태 22,34-40) 2013.03.14 3710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305 연중 제29주일 (전교주일) 2013.03.14 3421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304 연중 제28주일 (마태 22,1-14) 2013.03.14 3983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303 연중 제27주일 (마태 21,33-43) 2013.03.14 3641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302 연중 제26주일 (마태오 21, 28-32)- 두 아들의 비유 2013.03.14 4037 정명희 소피아 수녀 sophiach@hanmail.net
»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2013.03.14 3785 정명희 소피아 수녀 sophiach@hanmail.net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 56 Next ›
/ 5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