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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명희 소피아 수녀 sophia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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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의 풍요로움을 거두기 위해 손길이 바빠지는 시기입니다. 또한 오늘은 하느님과 조상님께 감사의 제사를 드리는 한가위입니다.
도시 사람들은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을 준비하면서 하나라도 우리 농산물을 사고 싶었지만 주머니가 허락지 않습니다. 그리고 농촌에서는 여름내 땀 흘려 이것저것 가꾸었지만 추수할 젊은 일꾼이 적어 밤낮을 설치고 허리를 못 펴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15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르셨다.“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고 가르치십니다.
감사의 제사를 올리는 이렇게 좋은날인 명절을 맞았는데 혹시 복잡한 생각 속에서 한숨이 절로 나온다면 ‘탐욕을 경계하지 못함’ 때문은 아닐는지요. 우리가 매일 경계하지 않으면 우리의 생활을 좀먹는 이 욕심은 끝도 한도 없이 나를 휘감아 버립니다.
제가 일하는 공부방은 서울 성곽 아래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성곽을 따라 가는 길에 있습니다. 공부방에서 하루를 마치고 저녁 무렵이 되면 병풍처럼 둘러쳐진 성곽을 비추는 가로등이 켜집니다.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는 도시에는 밤이 없네 하면서도 참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그 시간을 좋아 했었지요.그리고 가끔 밖에 나와서 저녁기도를 바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성곽 아래에 사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수녀님 저 성곽에 야간 조명이 없었을 때는 별을 바라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저 조명 때문에 별이 안보여요. 이 하늘에 얼마나 많은 별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저는 하루 일을 마치고 성곽에 올라가 별을 바라보길 좋아했는데 지금은 가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나무도 밤에는 잠을 자야 쑥쑥 자라는데 저렇게 불빛이 밝으니 건강하겠어요?” 그러고 보니 그 불빛은 생명을 죽이는 불빛이었습니다. 근시안적인 인간의 탐욕과 편의주가 만들어낸 것이지요. 어두움이 짙을수록 더 빛났던 그 별빛! 동방박사도 그 별빛에 의지하여 구원에 이르는 현존을 만나게 되었는데...... 불빛으로 별빛마저 잃어버렸습니다.

우리 공부방은 두 그루의 커다란 감나무가 있어서 감나무집이라고 불리던 집을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올봄에 그 감나무의 가지치기를 할까하다가 아까운 생각이 들어 그만두었습니다. 그러나 감꽃이 피면서 저의 고생은 시작되었습니다. 밖에 외출하고 돌아오거나 이른 아침 미사를 마치고 나면 감꽃이 마당에 수북이 떨어져 있는 것입니다. 마당 안에 있는 것은 그래도 내 집이니, 기회가 되는대로 쓸어낼 수 있는데 대문 밖이나 계단에 떨어져 있는 것은 이웃에게 미안해서 얼른 해결을 해주어야 합니다. 생각해 낸 것이 아이들이 오면 감꽃으로 목걸이를 만들어 주고, 말려서 장식도 했습니다. 아이들도 기쁜 마음으로 감꽃을 모아 바구니에 가득 채워 줍니다. 5월이 되자 조금 큰 열매로 떨어집니다. 미처 치우지 못하면 발에 밟혀서 마당을 지저분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6월이 되자 ,더 큰 감이 감나무 아래 ,성가정상 위를 둘러친 플라스틱 아치에 “텅 텅”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바람에 밤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이제 7월이 되자 그 감을 맞으면 아프고 흰옷에 감물이 들어 얼룩이 남습니다. 아이들의 티셔츠도 몇 개 버렸습니다. 정말이지 골칫덩어리입니다. 어느 날 위를 쳐다보며, “도대체 감은 얼마나 많이 달렸기에 아직도 떨어지나?” 하다가 이마에 한방 맞았습니다.
감이 떨어질 때마다 내 욕심을 보는 듯합니다. 7월 중순이 되자 후회스러워 가지 치는 농원에 연락을 했드니 지금은 가지를 칠 때가 아니니 내년 봄에 보자고 하십니다.
그래서 프랑스 사람들은 봄에 포도나무가지를 칠 때 자신의 포도나무는 손을 대지 않고 이웃의 포도가지를 친다고 합니다. 욕심을 내는 한계를 만들어 주는 ‘이웃사랑의 표본’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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