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조회 수 3186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작성자 정혜선 세리피나 수녀 srsera25@hanmail.ne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음식을 먹는 자리는 즐겁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구.신약의 빠스카를 보면 모두 음식과 연결되어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은 결국 즐거움을 넘어서서 사랑과 생명을 나누는 숭고한 일임을 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죄인들의 부류와 함께 음식을 드십니다. 으뜸 죄인과에 속하는 세리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시고 또 그의 집에서 식사까지 하시는 과감함을 보여 주십니다. 사실 예수님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기에 바리사이들의 식사에도 초대 받아 가셨습니다. 예수님의 사명은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요한 10,10) 하시는 것으로써 생명과 사랑을 주시고자 하시는 대상에 경계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착한 이에게나 악한 이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 주시고 햇빛을' 비춰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받는 편에서 우산을 쓰고 있으면 그 햇볕과 비를 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부정한 이와 정한 이, 거룩한 이와 속물, 죄인과 의인이란 경계를 만들어 놓고 사는 바리사이들은 그 비와 햇볕이 의롭고 거룩하고 깨끗한 자신들에게만 내려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벽을 쌓고 바람막이를 쳐 놓아 하느님의 은총의 비와 햇빛이 그 속에 들어갈 여지가 없다는 것을 미처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죄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을 받아들이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니 못마땅할 뿐입니다. 그러나 직접 말하지는 못하고 제자들에게 말합니다. "당신네 스승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요?"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제자들이 대답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어서인지 예수께서 명쾌히 답하십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은 어떤 종류의 병이든 한 방에 완치시키는 의사입니다. 뿐만 아니라 부분이 아닌 전인적 생명을 회복시켜 주십니다. 예수님은 치료법도 처방도 아주 단순하십니다. '~여라.'는 한 말씀이나 손을 갖다 대시는 정도. 그런데 그 단순한 말씀과 행위 근저에 중요한 비법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입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묘약은 바로 무조건적인 사랑임을 복음서를 통해 이렇듯 선명히 보여 주시건만 우리가 이것을 실천하기에는 참 걸림돌이 많습니다. 따라서 많은 경우 자비보다는 희생제물로 때우려고 합니다. 묵주기도 5단 하는 것이 '정말 미안했어요.'혹은 '용서합니다.'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쉬울 수가 있습니다. 보기 싫은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 보다 길에서 구걸하는 사람에게 애긍하는 편이 더 쉬울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이다.'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 할 때 너에게 원한 품은 형제 생각나면, 어서가 그 형제와 화해를 하고 돌아와 그 예물 바쳐드려라'고 합니다. 형제들, 이웃과 반목하고 있으면서 경건히 미사만 드린다면 모순이겠지요.
오늘 1독서 호세아 예언자의 입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내가 원하는 것은 제사가 아니라 사랑이요, 제물이 아니라 하느님을 아는 지식이다'라고 호소하십니다. 우리가 사랑하기 힘든 이유는 하느님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아는 지식은 성령의 은혜입니다. 나에 대한 그분의 사랑이 어떠한지를 절절히 깨달은 사람은 쉽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사랑할 수 있는 힘이 하느님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바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바리사이들처럼 기도와 단식 많이 하고 희사를 많이 한다 해도 하느님의 사랑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 아직 나는 의사가 필요한 병자입니다.
예수님, 저의 주치의가 되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작성자
공지 자비하신 마음 2024.06.10 35 임선 수녀
공지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성혈 대축일 _ 그리스도의 몸 2024.06.03 49 토머스 키팅 신부
공지 향심기도는 삼위일체의 신비에 동참하는 기도다. 2024.06.03 25 이준용 신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제2619호주보 _ 2024년 5월 26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5) 2024.06.03 27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공지 성령 강림의 신비를 체험하는 향심기도 2024.05.20 43 이준용 신부
공지 신성화되는 은총을 체험하는 향심기도! 2024.05.12 42 이준용 신부
공지 성령과 함께하는 기도인 향심기도 2024.05.12 41 이준용 신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제2618호 _ 2024년 4월 28일 부활 제5주일 _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4) 2024.04.28 53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678 성탄 대축일 묵상 - 수동의 기도생활 2013.03.14 3200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677 성탄, 공현 신비 2013.03.14 4896 한국관상지원단
676 성탄대축일 ( 루가 2,8 ~ 14 ) 2013.03.14 3632 토마스 키팅 신부
675 수난 성지 주일 2017.04.09 186 토머스 키팅 신부
674 순교에 대한 성찰 2013.03.14 2633 이청준 신부
673 시순 제 5주일 묵상 2013.03.14 3008 박순원 신부 pkswon@hanmail.net
672 신성화되는 은총을 체험하는 향심기도! 2013.03.14 3155 이준용 신부 dyjesu@hanmail.net
671 신앙의 위기 2013.03.14 3881 토머스 키팅
670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학자 (선교의 수호자) 대축일 2017.10.01 203 토머스 키팅 신부
669 앉은 자리 2023.09.03 12 박순원 신부
668 어둠 밤 속에서 2023.10.23 16 박순원 신부
667 여유로운 삶의 선택 2023.11.26 14 안충석 신부
666 연둥 제31주일 - 손 내밀기 (루카 19,1 ~ 10) 2013.03.14 4059 토머스 키팅 신부
665 연중 제25주일 2021.09.20 28 토머스 키팅 신부
664 연중 14주일 묵상 - 그들이 믿지 않는 것에 놀라셨다 2013.03.14 3358 정규완 신부
663 연중 15주일 묵상 -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려면 2013.03.14 2884 이청준 신부
662 연중 16주일 묵상 -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로운 출발 2013.03.14 2509 이청준 신부
661 연중 17주일 묵상 - 지금 여기서 기적이... 2013.03.14 2735 이청준 신부
660 연중 17주일 묵상-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2013.03.14 3058 이청준 신부
659 연중 17주일 오시기로 되어있는 그 예언자시다 2013.03.14 3540 정규완 신부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56 Next ›
/ 5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