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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정철 세례자 요한 신부 <kenosis1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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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서: 지혜 3,1-9 2독서: 로마 8,31-39 복음: 루카 9,23-26)

 

최악의 가능한 고통, 그것은 무의미입니다.

 

가장 큰 고통은 삶에서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인간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박탈의 조건 아래서도 생존할 수 있지만, 삶이 의미를 잃을 때 인간은 생존할 수 없습니다. 가장 큰 고통은 시련을 겪는 것이 아니라 도대체 왜 그런 시련을 겪어야 하는지 이유를, 의미를 모를 때입니다. 살아야 할 이유를, 의미를 모를 때 삶은 견딜 수 없는 것이 됩니다. 무의미의 고통이 안으로 향할 때 자살까지 이릅니다. 무의미의 고통이 분노로 밖으로 향할 때 묻지마 범죄까지 가능합니다.

 

의미를 알게 되는 순간: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지혜 3,1)

 

의인이 엄청난 고통과 시련을 겪는데도 왜 1독서에서는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할까요? 어떤 의미에서 고통과 시련은 그것의 의미를 알게 되는 순간 시련이기를 멈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참고 견딘다."(니체) 의미가 있을 때 우리의 마음은 쉼을 얻습니다. 믿는 이들에게는 하느님이야말로 영원한 의미입니다. 그래서 이어지는 말씀은 하느님의 손안에있는 의인들이 평화를 누리고 있다.”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고 선언합니다.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지혜 3,2-4)

그러나 온 세상을 얻어도 삶의 이유를, 의미를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묻습니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루카 9,23) 모든 것을 얻어도 의미가 없으면 공허하고 무의미합니다. 모든 것을 잃어도 의미가 있으면 모든 것을 가진 것입니다. 온 세상보다 더 귀한 자신의 목숨을 바칠 수 있게 한 것은 무엇일까요? 삶의 의미, 죽음의 의미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 목숨까지도 내놓을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잃을지언정

 

한국순교성인 한분을 소개합니다. 성 이광헌 아우구스티노(1787-1839)는 젊어서 한때 다소 방탕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30세 즈음에 비로소 천주교에 입문하여 크게 회개했던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본받으려는 뜻으로 본명을 아우구스티누스라고 하였습니다. 1839년 기해박해 초 전가족과 함께 체포되어 포청으로 끌려갔습니다. 포장은 갖가지 형벌과 회유책으로 배교를 강요하였습니다.

한 마디만 하면 너와 처자와 동생을 모두 놓아 주고 재산도 도로 찾게 해 주마.”

제가 세상에서 가장 중히 여기는 것이 제 종교이니 차라리 모든 것을 잃을지언정 교는 배반치 못하겠습니다.”

너는 목숨을 조금도 아끼지 않는구나, 그러나 아내와 아이들이 불쌍하지 않느냐?”

저는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마음 약한 표를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에게 하느님은 삶과 죽음의 의미 자체였기에 모든 것을 잃을지언정하느님만은 잃을 수 없었습니다.

 

궁극적 의미인 사랑: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로마 8,35.)

 

무엇이 삶을 의미있게 합니까? 답은 사랑입니다. 사랑이 없이는 의미도 없습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 의미가 있고 거기에 고통을 넘어선 충만한 생명이 있습니다. 사랑은 고통에 의미를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고통을 극복합니다. 그 모든 것의 의미, 의미의 근원, 궁극적인 의미는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것입니다. 그분은 모든 것의 의미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발견하면 모든 것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도 사도 바오로처럼 고백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7-39.)

 

저에게 영성에 대한 가장 다가온 정의는 바로 충만한 삶입니다. 충만한 삶은 의미있는 삶입니다. 충만한 죽음은 의미있는 죽음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우리를 의미있는 삶과 죽음, 충만한 삶과 죽음을 살도록 인도합니다. 우리가 매일 침묵 속에서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하느님의 현존과 활동과 동의, 승복하는 것은 오직 사랑 자체이신, 의미 자체이신 예수님 때문입니다. 말씀(로고스=의미)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은 우리 인생의 궁극적 의미, 영원한 의미이십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지혜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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