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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청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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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아버지로부터 파견되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사람들에게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하느님의 복음을 믿어라"고 하셨습니다(마르 1,15).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으로부터 파견된 제자들은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가르치며, 하느님 나라의 표징인 구마와 치유를 보여줍니다. 제자들은 스스로 회개해야 할 사람들이고 또한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가르치는 사람들입니다(마르 6,12-13). 말하자면 제자들은 자신들의 모범과 언행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전파하는 사람들입니다.
사목자들은 정규적인 기도와 봉사를 통해 자신이 회개하는 삶을 신자들에게 보여주며 회개를 가르치는 사람들입니다. 마찬가지로 신자들도 비신자들에게 스스로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이 곧 진정한 선교입니다. 비신앙인을 교회로 인도하는 것은 선교의 외적 행위이지만 우리는 그 겉모습에 매달리거나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선교의 본질은 회개하는 삶을 실천하고 보여주며, 그 회개를 통해 하느님 나라의 실재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키팅 신부님께서는 회개란 곧 내적 동기를 정화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은 자신의 내적 동기를 정화할 수 있을 때에만 다른 이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전파할 수 있습니다. 제자들은 생존과 안정에 대한 욕구로부터 초연해지고, 애정과 존중의 욕구로부터 초연해지며 힘과 통제의 욕구로부터 초연해지도록 요청 받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의식주에 대한 애착에서 자유로워지도록(지팡이 외에는 아무 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시며 먹을 것이나 자루도 가지지 말고 전대에 돈도 지니지 말며 신발은 신고 있는 것을 그대로 신고 속옷은 두 벌씩 껴입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애착에서 자유로워지도록(너희를 환영하지 않거든… 너희의 발에서 먼지를 털어버려라.) 요구하십니다. 예수님의 그러한 요구는 하느님께 대한 신뢰 때문에 온전히 가난해지는 것이며, 당신처럼 아버지의 뜻에만 충실한 자유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로써 제자들은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게 되고, 참된 행복을 체험하게 되며 사람들에게 그러한 세계로 인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을 신뢰하지 아니하고, 우리의 능력과 다른 사람들의 인정에 매달리지 아니하며, 우리를 구원하신 주님의 말씀을 믿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성령께 의탁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오늘의 제2독서, 에페1,3-14 참조). 그리하여 그리스도야말로 내 생의 전부임을 자랑하는 사람들입니다. 마지막 하나까지 우리의 애착에서 자유로워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제대로 증거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선교의 결정적인 장애물을 우리 안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내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지 못하고, 하느님의 현존과 활동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하느님 아닌 다른 것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데 어찌 다른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보여줄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통하지 않고도 하느님 나라를 보여주실 수 있으시지만, 보다 신비스럽게 우리를 통해 하느님 나라를 보여주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당신의 사랑을 신뢰하고, 당신께 온전히 의탁하도록 원하십니다. 어디선가 십자가 성 요한의 말씀 중에 다음처럼 말씀하신 것이 생각납니다. "만일 한 마리 새가 아무리 가느다란 실에 묶여 있어도 그 실을 끊어버리지 못한다면 절대로 날아갈 수 없다." 그리고 "작은 불씨 하나가 꺼지지 않고 있다면, 그것이 집 전체를 불태우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 안에서 모든 사고로부터 초연해지기 위해 정규적인 수련을 해나갑니다. 그리고, 일상 안에서는 우리가 소유하는 모든 것과 사람들의 인정과 내 능력에 대한 애착으로부터 초연해지기 위한 수련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사물과 사건과 사람들에 대한 애착에서부터 자유로워지는 수련을 날마다 합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깨닫고 드러내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과 활동에 동의하고 승복하기 위한 삶, 즉 회개의 삶을 전파하기 위해 파견된 그리스도의 제자들입니다.
마침내 우리는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느님 아닌 다른 모든 것에서 초연해짐으로써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게 됩니다(에페 1,1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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