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작성자 | 김기홍 신부 |
---|
우리가 잘 아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대학 교수가 불교의 선을 배우기 위해 선사에게 갔었다. 난인이라고 하는 선사는 그 교수에게 차를 대접했다. 그런데 그 선사는 교수의 찻잔에 차가 가득 찼는데도 계속 차를 붓는 것이었다. 이것을 보고 있던 교수가 참을 수가 없어 "찻잔이 가득 차서 더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라고 말하니, 선사가 대답하기를 "이 찻잔처럼 당신도 현재 당신의 생각과 이론으로 가득 차 있소. 그러므로 당신이 먼저 당신의 생각을 비우지 않으면 내가 선을 가르칠 수 없소"라고 하더란다.
선을 배우기 위해서는 사실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라는 그릇을 비우고 우리 주위에 겹겹이 둘러 쌓아 놓은 울타리와 경계망을 제거해야 한다고 본다. 나를 허물고, 나를 비우는 이 작업은 선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뿐만 아니라, 영적인 진보에도 필수적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인간적인 나로 가득 찼을 때 과연 누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이 진리를 알기에 누구보다 중요한 분이신 주님을 내 안에 모시고 받아들이기 위해서, 즉 하느님이 내 안에서 활동하시여 나를 주관하시도록, 나를 주님께 맡기고자 우리는 매일 향심기도의 "거룩한 단어"로 나를 비우는 수련을 한다. 그래서 향심기도에서 "거룩한 단어"는 관상기도로 이끄는 첫 단계에서 열쇠의 역활을 한다고 본다. 여하튼 우리는 주님과 하나되기 위해서 이 거룩한 단어가 의미하는 뜻을 다시 상기해 본다.
"거룩한 단어"란?
그 단어가 거룩해서가 아니라, 그 지향이 거룩하기에, 즉 주님과 하나되고자 하는 그 뜻이 거룩하기에 그 단어를 "거룩한 단어"라고 한다는 것을.......
이런 의미에서 향심기도가 오늘날 기도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 당기는 것은 나를 비우고 나 자신 안에 주님을 모시고자 하는 영적인 갈망을 충족시키는데 좋은 안내자의 역활을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나는 지금 나 자신을 비우는 데 큰 도움을 준 이 향심기도를 알게 해주신 주님께 매일 감사하는 마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그래서 혼자 마음 속으로 "하느님 아버지!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다.
번호 | 제목 | 날짜 | 조회 수 | 작성자 |
---|---|---|---|---|
1016 | 주님 승천 대축일 - 탁아소 아이들 | 2022.05.29 | 30 | 김기홍 신부 |
1015 | 부활 제 6주일 - 공동체 | 2022.05.22 | 30 | 김기홍 신부 |
» | 부활 제5주일 - 가득찬 찻잔 | 2022.05.16 | 33 | 김기홍 신부 |
1013 | 부활 제4주일 - 사공과 선비 | 2022.05.08 | 47 | 김기홍 신부 |
1012 | 부활 제3주일 - 택시기사와 손님 | 2022.05.01 | 60 | 김기홍 신부 |
1011 |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주일 )- 그대들에게 평화! | 2022.04.24 | 32 | 서인석 신부 |
1010 | 주님 부활 대축일(예수 부활 대축일) | 2022.04.17 | 53 | 서인석 신부 |
1009 | 주님 수난 성지 주일 | 2022.04.10 | 56 | 서인석 신부 |
1008 | 사순 제5주일(요한 12,20 - 33) -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 2022.04.03 | 72 | 서인석 신부 |
1007 | 사순 제4주일 – 수난의 정도(正道) | 2022.03.27 | 96 | 안충석 루까 신부 |
1006 | 사순 제3주일 - 성전 정화사건 | 2022.03.20 | 170 | 안충석 루까 신부 |
1005 | 사순 제2주일 - 주님의 거룩한 변모 | 2022.03.13 | 89 | 안충석 루까 신부 |
1004 | 사순 제1주일 - 유혹과 대항한다는 것은 | 2022.03.06 | 84 | 안충석 루까 신부 |
1003 | 연중 제8주일 - 양심을 다스리는 권한 | 2022.02.27 | 38 | 리카르트 굿츠빌러 |
1002 | 연중 제7주일 - 신앙의 위기 | 2022.02.21 | 69 | 토머스 키팅 신부 |
1001 | 연중 제6주일 - 가나안 여자의 믿음(마태`15,21-28) | 2022.02.13 | 78 | 토머스 키팅 신부 |
1000 | 연중 제5주일 ㅡ 병자를 고치신 예수님(마르코 1.29-39) | 2022.02.07 | 76 | 토머스 키팅 신부 |
999 | 연중 제4주일 | 2022.01.30 | 26 | 토머스 키팅 신부 |
998 | 연중 제3주일 | 2022.01.23 | 41 | 토머스 키팅 신부 |
997 | 연중 제2주일 | 2022.01.16 | 30 | 토머스 키팅 신부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